우승후보 아르헨티나가 예선에서 탈락했다.
세계 축구팬들은 40년만의 16강 진출 실패라는 멍에를 안은 바티스투타, 로페스, 크레스포 등 '아르헨티나 별'들의 쓸쓸한 퇴장에 섭섭함을 감추지 못했다. 더 이상 그들의 화려한 개인기와 강력한 슈팅을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인 스웨덴전에 나서던 날 기자도 다른 축구팬들처럼 스타들의 조기퇴장에 대한 우려로 조바심을 내며 TV 앞에 앉아있었다.
그러던중 특이한 풍경이 화면에 잡혔다. 경기장에 도착한 아르헨티나 선수들이 버스안에서 마치 축제라도 열린 듯 밝은 표정으로 다 함께 노래를 부르고 있었던 것이다. 앞에서 네번째 줄 창가에 앉은 바티스투타는 페트병으로 손바닥을 쳐가며 목청을 돋웠고, 수비수 소린은 춤까지 췄다.
이날 경기에서 지면 예선 탈락하는 절박한 상황이었지만 노래를 부르고 있는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얼굴에는 전혀 그런 부담감이 없어보였다. 아니 그들은 심리적인 압박감을 이겨내기 위해 다같이 조국 아르헨티나의 노래를 합창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르헨티나 선수들의 그 같은 모습을 보고 있자니 자연스레 한국대표팀의 버스안 풍경이 떠올랐다. 우리 선수들의 버스안 풍경은 항상 적막감이 감돌았다는 기억 때문이었다. 축구 강국이라고 모든 행동이 바람직한 것은 아니다. 다만 그들이 동료와 함께 자신들의 어깨에 놓인 부담감을 나눠지는 모습이 좋아보였을 뿐이다.
< 인천=스포츠조선 추연구 기자 pot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