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련 서울 마포당사는 13일 말을 잃었다. 오전부터 초조한 분위기였던 자민련은 오후 6시 발표된 방송사 투표자조사 결과 충북지사 선거에 완패한 데 이어 기대를 걸었던 대전시장 선거에서조차 한나라당에 패하는 것으로 나타나자 당사는 깊은 침묵에 빠져들었다. 당직자들은 침통한 표정 속에 당의 존립을 우려했다.

김종필(金鍾泌) 총재도 개표방송을 보기 위해 5시45분쯤 당사 지하 1층에 마련된 투·개표 상황실로 내려왔으나, 굳은 얼굴을 풀지 못했다. 김 총재는 출구조사 결과가 발표되기 직전인 5시50분쯤 저녁약속이 있다며 자리에서 일어나, 당사 5층의 총재실로 올라가 혼자 방송을 지켜본 뒤 당사를 떠났다. 김 총재가 상황실을 나가자, 한 여성고위당직자 는 “총재까지 떠나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 총재는 이날 당사에 돌아오지 않았다.

한나라당의 압승을 알리는 방송을 말없이 지켜보던 정상천(鄭相千) 선대위원장 등 당 수뇌부도 30여분 만에 모두 자리를 떴다. 유운영(柳云永) 대변인 직무대리는 밤 11시30분 긴급성명을 통해, “국민의 심판을 석고대죄하는 자세로 수용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