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번거롭고 교통혼잡만 부추긴다.(택시 운전기사)”

“서비스 개선을 위해 꼭 필요하다. (경기도)”

택시에 카드결제기를 설치하는 문제를 놓고 일부 택시 운전기사들과
경기도간의 갈등이 일고 있다. 택시를 운전하는 기사들은 "많아야 1만원
안팎의 요금을 카드로 결제하려는 승객들이 적고, 무선 결제 시스템
때문에 교통혼잡이 가중될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작년말 택시요금 인상때 약속했던 사항이고, 서비스 개선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조치"라며 강행의사를 굽히지 않고 있다.

◆ 반발하는 택시기사들 =작년말 경기도 대부분 지역의 택시요금이 19%
가량 오르면서 서비스 개선 차원에서 카드결제기 장착 등을
법인택시·개인택시 조합과 약속했다. 당시 약속된 서비스개선대책은
낡고 오래된 택시 조기 폐차 외국어 동시통역 장치 설치 여름에도
입을 수 있는 고급 근무복 착용 영수증발급기·카드결제기 설치 등이다.
대부분은 지난 3~4월까지 마쳤지만, 카드결제기 설치 문제는 좀처럼
풀리지 않고 있다.

택시기사들은 우선 "25% 가까이 요금이 인상된 서울이 영수증발급기만
부착하는데, 19% 가격이 오른 경기도는 카드결제기까지 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지나치다"며 반발하고 있다. 영수증발급기는 부착하는데 5만원
이하가 드는 반면, 카드결제기는 20만~30만원선으로 비교적 비싼 편이다.
이에 대해 경기도는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승객들의 편리를 고려하고,
승객들이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서비스가 개선됐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카드결제기 부착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 6월 말 이후 카드결제기를 택시에 부착하지 않을 경우, 과태료를 최대
500만원까지 내야하는 강제조항에 대해서도 기사들은 불만이다. 송탄에서
개인택시를 운행하는 김모(44)씨는 "카드결제기가 필요하다면 승객들이
먼저 요구할 것이고, 기사들이 자율적으로 부착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이밖에 카드 결제시 2~3분 가량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교통체증을 유발하고 휴대전화를 이용하는 승인절차때 사용불통 지역이
많아 승객과 마찰이 예상되며 카드결제를 요구하는 승객들이 2~3개월에
1명 정도로 적다는 점도 택시기사들이 카드결제기 장착을 꺼리는 원인이
되고 있다.

◆ "서비스 개선 위해 필요" =경기도는 "카드결제기 부착을 서비스
개선차원에서 실시해야 한다는데 변함이 없다"는 입장이다. 경기도
관계자는 "자율적으로 시행할 수도 있지만, 이 경우 몇년이 걸릴 지 알
수가 없다"며 "전부 안하면 승객들이 피부로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다. 경기도와 일선 시·군은 카드로 택시요금을 계산하는 것이
일상화하면 수입이 투명해져 이후 완전월급제가 정착돼 택시기사들의
복지향상에도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득하고 있다.

카드결제기를 달아야 하는 도내 택시는 2만6000여대. 이 가운데
수원·성남·안양 등 지난 5월까지 1만2000여대가 카드결제기를 장착,
시범 운행하고 있다. 경기도는 시범운행을 거쳐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결과가 나오면 7월부터는 도내 전 시·군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러나
카드결제기 무선이 끊어지는 등 시스템 불안 요소가 많아 경기도 전체로
이른 시일내에 확대될 지는 아직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