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폴란드가 미국에 고춧가루를 뿌릴 수 있을까?
국민의 관심은 같은 시각 열리는 한국―포르투갈 전에 모든 관심이 쏠려
있지만, 이 경기 역시 한국의 16강진출에 중요한 변수가 된다. 폴란드가
만약 미국을 잡아준다면, 한국이 포르투갈에 패하더라도 16강에 오를 수
있는 길이 열리기 때문이다.
객관적인 전력으로 볼 때는 미국이 앞서 있다. 한국전부터 뛴
플레이메이커 클라우디오 레이나에 부상 중이었던 어니 스튜어트도
재출격채비를 갖췄다. 클린트 매시스와 브라이언 맥브라이드가 포진한
공격진도 든든하고, 양쪽 날개인 비즐리와 도너번은 측면수비에 허점을
노출한 폴란드를 시종 괴롭힐 전망이다.
반면 폴란드는 '부상병동'이다. 봉크, 제브와코프, 카우주니,
크리샤워비치 등이 줄줄이 부상이다. 플레이메이커인 시비에르체프스키도
경고누적으로 미국전에선 벤치신세다.
어딜 봐도 폴란드가 미국을 이길 가능성은 없어보인다. 2패를 당해
선수단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기대를 걸 수 있는 것은 폴란드 선수들의
의지다. 세계적인 골키퍼란 평가를 들었던 예지 두데크는 "포르투갈
전에서 보여준 한국의 열성적인 응원에 감동했다. 환대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미국을 반드시 누르겠다"고 각오를 밝힌다. 포르투갈 전 4골
등 두 경기에서 6골을 내준 그로선 미국 전이 찢어진 거미줄을 다시
촘촘히 쳐서 명예를 회복할 자리이기도 하다. 두데크의 말처럼 86년
월드컵 출전 이후 16년 만에 본선무대를 밟았던 폴란드 선수들이
허무하게 짐보따리를 쌀 수는 없다는 절박함이 그라운드의 투지로
나타나면 예측 외의 승부도 일어날 수 있다. 얼마나 몰릴지는 모르나
관중의 응원도 변수 중 하나다. 미국선수들도 한국 전 후 "후반 들어
관중 응원 때문에 집중력이 흐트러졌다"고 말했다. 미국의 브루스
어리나 감독은 "폴란드는 아직 자신들의 재능을 충분히 과시하지
못했다. 과소평가할 수 없다. 우리는 관중과의 적대적인 응원에도 견뎌야
한다. 우리의 작전은 비기기가 아니라 이기는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