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만한 덩치에 근엄한 표정, 예리한 눈빛, 그리고 불같은 성격까지. 언뜻 '깐깐하고 고집 센 영감'처럼 보인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의 진면목은 코미디언을 방불케 할 정도의 유머 감각에서 드러난다. 훈련 도중 선수들의 목덜미를 감아 돌리거나 엉덩이를 툭툭치며 친밀감을 표시하는 행위는 잘 알려져 있다. '립 싱크'와 '오버 액션'도 주특기다. 선수들이 훈련 도중 실수라도 할라치면 바로 히딩크 감독의 재연이 펼쳐진다. 선수들의 혼을 빼놓을 정도로 웃긴다. 물론 이런 행동이 선수들의 훈련 의욕을 부쩍 높인다는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숨돌릴 틈 없는 경기중에도 뛰어난 기지가 발휘된다. 지난 10일 미국전 도중 브루스 아레나 미국 감독이 히딩크 감독에게 뭐라고 대응하려다 대기심에 의해 저지된 일이 있었다. 미국선수들이 거친 태클을 계속 시도하자, 히딩크 감독이 "이게 미식축구냐"는 식으로 약을 올렸기 때문인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언론은 물론 일반 팬들을 대하는 그의 자세에서도 여유와 웃음이 넘친다. 지난 11일 비행기를 타기 위해 울산공항에 도착한 히딩크 감독은 자신을 보고 웃으며 악수를 청하는 공항 여직원을 보더니 짐짓 놀란 척하며 손가락으로 뒤를 가르켰다. "고트비 비디오 분석관, 그녀가 당신을 좋아하는 것 같은데."
이런 모습은 월드컵 16강의 활력소임에 틀림없다. 카리스마 넘치는 외모 뒤에 숨어있는 인간적인 따뜻함과 넘치는 유머 감각. '개그맨 히딩크'는 그의 또 다른 이름이다.
< 인천=스포츠조선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