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투표하는 날이다. 광역단체장과 광역의회 의원, 기초단체장과
기초의회 의원 등 앞으로 4년간 내고장 살림을 꾸려나갈 일꾼들을
한꺼번에 뽑는 날이다. 그러나 중앙선관위에 의하면 이번 6·13 지방선거
투표율은 40%대에 머물 것으로 예상되며 최악의 경우 30%대가 될지도
모른다는 것이다.

기권(棄權)도 의사표시 방법의 하나라지만 투표전망이 이처럼 저조한
데는 유권자들의 무관심을 조장한 정치·사회·심리적인 요인들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기성정당들과 정치인들은 월드컵만 원망할 것이 아니라
국민을 끌어들이고 매료시킬 수 있는 정치를 하지 못한 스스로를 먼저
책망해야 할 것이다. 그러나 유권자들 또한 정치의 수준은 유권자의 수준
이상이 아님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유권자가 선거를 버리면 선거도
유권자를 버린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일이다.

흔히들 『투표를 하고 싶어도 마땅한 인물이 없다』고 탄식한다. 그러나
어떻든 우리는 입후보자 중에서 한 명을 골라야 하며, 각자가 이런 저런
나름의 기준과 잣대를 정해 비교해 보면 상대적으로 나은 후보를 고를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소승적인 사적(私的)연고를 떠나 「경영」으로서의
지역살림을 맡길 수 있는 유자격자를 엄정한 입장에서 고르는 일이다.
그러나 지방선거라고는 하지만 오는 12월의 대통령 선거 전초전 격이어서
그 정치적인 측면이 유난히 두드러져 보이기도 한다. 각종 대형 현안들이
채 마무리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번 선거를 치르는 만큼 현상황에 대한
국민적, 정치적 의사표시의 성격도 불가피하게 수반될 것임을 간과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