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도 예상치 못한 힘이다.

이승엽, 우즈, 송지만으로 대표되던 '파워 차트'의 새 얼굴 삼성 마해영(32). 11일 현재 23개의 홈런으로 '지존' 이승엽과 송지만을 제치고 단독 선두에 올라 섰다. 타점도 57개로 선두 이승엽에 4개 차이로 바짝 따라붙었다. 마해영은 "개인타이틀은 팀의 페넌트레이스 1위가 확정되면 생각해 볼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많이 받는 홈런왕에 대한 욕심이 없다면 지나친 겸손이 아닐까요"라고 말한다.

기술적으로는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 마해영은 페이스가 처진다 싶으면 50개나 되는 지난해 후반기 때의 경기 비디오를 차근차근 보며 자세와 마인드를 되새기고 있다. 타격전 몸의 중심이 실린 오른쪽 다리로 리듬을 타면서 준비 동작을 미리 하기 때문에 구질에 따라 대응하는 능력이 좋아졌다는 설명이다. 5월 중순 한때 왼쪽 겨드랑이가 결려 고전하다가 완전히 회복된 뒤 겨드랑이를 붙인 상태에서 방망이가 나오게 된 것도 최근의 불꽃 타격을 뒷받침한다. 배트 끝이 처지지 않고 부드럽게 돌아가 좋은 타구가 많이 나오는 것. 여기에 자신감까지 붙었으니 공이 크게 보이는 것이 당연하다.

마해영은 2001시즌에 앞서 삼성으로 전격 트레이드됐다. 그리고 달라졌다. 야구만을 생각했고, 어느 누구보다 가장 열정적이었다. 지난해 타율 3할2푼8리에 30홈런의 만만치 않은 활약을 보였던 것도 이것과 무관치 않다. 그러나 거기에 안주하지 않았다. 지난 겨울 애리조나 전지훈련 때 항상 맨 앞에 서서 후배들을 이끌었다. 가장 힘들었지만 가장 알찼던 훈련으로 기억한다. 비로소 '나의 야구'를 찾은 것이다. '4번 타자감이 많다'는 주위의 부러움에 김응용 감독이 "해영이만한 선수는 없어"라고 할 법도 했다.

삼성은 자타가 공인하는 최고의 '클린업 3총사'를 자랑한다. 마해영 앞에는 이승엽, 뒤에는 양준혁이 버티고 있어 상대투수들이 골라가며 승부를 걸기가 마땅치 않아 마해영은 덕을 보고 있다.

게다가 자신의 단점을 인정하고, 주변의 지적을 받아들이는 정신적 성숙도 힘이 되고 있다.

< 스포츠조선 노재형 기자 jhno@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