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모든 지적(知的) 활동은 책의 형태로 그 성과를 표현한다.
정치인이나 경제인은 자서전으로 경륜을 남기고 과학자는 논문으로
연구결과를 알리며, 예술가들도 영감의 세계와 자기연단의 과정을 책으로
만들어 후학을 위한 길잡이로 삼는다.
7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2002 서울국제도서전'은 국내 최대
책잔치로서, 일정기간 진행된 다양한 지식 활동들의 집적이며 결산이다.
월드컵 열기에도 불구하고 틈을 내 아이들 손을 잡고 이전시장을 찾는
방문객들의 참뜻이 여기에 있다.
오늘날 출판산업은 광범위한 문화 복합체로 변모하고 있다. 민관
정기간행물 발간, 저작권·도서수출입, 오프라인 서점의 활성화, 유통,
인쇄, 교육기자재 산업, 도서관 확충, 첨단 미디어 산업, 각종 북클럽
활동과 직·간접으로 연관돼 있다. 아울러 영화, 애니메이션,
TV 프로그램, 가요산업을 비롯한 대부분의 엔터테인먼트도 출판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이번 도서전에는 우리가 월드컵 개최국이며 올해가 '세계
문화유산의 해'라는 점을 감안한 여러 기획이 눈에 띈다. '한국의
아름다움''책으로 가는 평양''세계 속의 우리 문학'같은 행사는
내외국인들에게 뜻깊은 경험이 될 것이다.
프랑크푸르트·파리·시카고·도쿄·뉴델리·볼로냐·카이로 같은 유명
도시에서도 해마다 북페어가 열린다. 서울 도서전은 월드컵 때문에
별도의 뚜렷한 테마를 만들기 힘들었고 규모도 작년보다 근소하게 줄었다.
그러나 책을 사랑하는 많은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진다면 치우치지 않는
문화적 성숙함을 보여주는 훌륭한 계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