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경기장 공석(公席)사태의 원인 제공자로 알려진 FIFA의
티켓판매 대행업체 바이롬(BYROM)사가 "책임은 한국과 일본의 월드컵
조직위원회에 있다"는 주장을 하고 나왔다. 한국 조직위측은
"터무니없다"는 반응이다. 어느 한 쪽은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니, 동네 운동회도 아닌 거대 국제행사에서 있을 수 없는 황당한
상황이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월드컵 개최가 결정된 이후 지난 몇 년 동안 총력을 기울여
잔치를 준비해왔다. 그런데 개막을 한 달 앞두고 갑자기 호텔 예약의
70%가 취소되더니, 경기 첫날부터 관중석 곳곳이 뭉텅뭉텅 비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조직위측은 영국계 바이롬사의 미숙한 일처리를 원인으로 지목하고,
바이롬사를 독점대행사로 선정한 FIFA에 손해배상 청구를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던 중 엊그제 바이롬사가 "개막 6개월 전까지 받기로 돼 있는
좌석배치도 등 자료를 한국 조직위가 올 3월에야 주는 바람에 그렇게
됐다"는 예상치 못한 주장을 하고 나온 것이다.

이제 손해배상 액수는 나중 문제고, 어느 쪽 말이 진실이냐는 근본적인
의문부터 가리지 않을 수 없게 됐다. 조직위는 "필요한 자료를 정해진
시한 안에다 전해줬고 바이롬측의 실사(實査)까지 받았다"고 말한다.
우리는 조직위의 설명을 믿고 싶다.

국제 축구계의 전반적 여론도 아직까지는 바이롬사에 문제가 있다는
쪽이다. 그렇지만 일이 이렇게된 이상 사실을 규명하는 절차는 피할
수 없게 됐다. 조직위는 추후 소송과정에서 책임소재를 명확히 가리는
것은 물론, 바이롬사의 잘못이 입증될 경우 우리가 받은 물적·정신적
피해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받아내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