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대통령의 3남 홍걸(弘傑)씨의 비리 의혹에 대한 검찰 수사를 통해
이제까지 알려진 것과 달리 홍걸씨가 각종 이권 사업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온 사실이 밝혀졌다. 5일 홍걸씨를 구속기소한 검찰은 "홍걸씨가
기업인들과 직접 만났고, 최규선씨 등으로부터 돈을 받을 당시
기업인들의 부탁도 전달받았다"고 밝혔다. 홍걸씨가 최규선씨의 이권
개입에 멋모르고 끌려들어간 것이 아니라는 얘기다.
홍걸씨가 기업인들로부터 받은 청탁내용은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에서부터
아파트 고도 제한 해지, 조폐공사 합작사업 성사, 기무사 이전 공사
하도급 수주, 경마장 건설공사 등 다양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렇게 해서 홍걸씨가 받은 주식과 금품의 총액은 36억7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18일 구속될 당시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로부터
주식 6만6000주(시가 13억2000만원)와 3개 계열사 주식 4만8000주(액면가
2400만원) 등 18억여원 상당의 금품을 받은 혐의가 밝혀졌으나 이번에
18억여원의 금품 수수 사실이 추가로 드러난 것이다. 추가로 드러난
내용은 홍걸씨가 최규선씨로부터 각종 명목으로 15억2000만원과
10만달러를 받았고, 성전건설에서 이권 청탁과 함께 1억4000만원을
받았다는 것이다.
하지만 검찰 스스로가 "실체적 진실이 100% 밝혀졌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미진한 부분에 대해 계속 수사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정작
의혹의 핵심에는 접근하지 못했다는 평가다. 특히 홍걸씨가,
타이거풀스가 체육복표 사업자로 선정되도록 하기 위해 누구를 만나 어떤
부탁을 했는가에 대한 수사는 진척된 것이 거의 없다.
검찰은 "홍걸씨가 청탁받은 사실조차 부인하고 최규선·김희완씨도
홍걸씨가 누구에게 부탁했는지를 알지 못한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지만 "금품을 받기만 하고 청탁은 없었다"는 설명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더구나 최규선씨는 타이거풀스 대표 송재빈씨의 청탁
내용을 홍걸씨에게 전달했다고 분명히 진술했다는 것이다.
검찰은 또 포스코 유상부(劉常夫) 회장이 포스코 6개 계열·협력사가
타이거풀스 주식 20만주를 시세보다 비싼 70억원에 사도록 지시했다는
관련자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유 회장이 직접 나서서 주식을
고가에 구입하도록 한 배경과 이유가 뭔지에 대해서는 뚜렷한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특히 홍걸씨와 유 회장이 재작년 7월과 11월 두 차례
만난 것이 유 회장의 주식 매입 지시와 관련이 있는지, 나아가 홍걸씨와
유 회장의 만남을 대통령 부인 이희호(李姬鎬) 여사가 주선했는지 등은
밝혀진 게 없다.
검찰은 또 홍걸씨의 미국 로스앤젤레스 팔로스 버디스의 97만달러짜리
주택 구입 자금의 출처와 관련, 최씨가 홍걸씨에게 2000년 6월
10만달러를 송금한 사실은 밝혀냈지만 "생활비로 썼다"는 홍걸씨의
진술에 막혀 수사를 더이상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이와 함께 최규선씨가 폭로한 '청와대 밀항권유' 의혹에 대한 수사도
최성규(崔成奎) 전 총경이 해외로 도피해 수사 진전이 안 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