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리고-내리고-수그리고.'
동아시아 3국 외국인 사령탑들의 명암이 엇갈렸다.
16강 진출이라는 특명을 받고 4일 나란히 출사표를 던진 중국, 일본, 한국 3개국의 성적표는 제각각.
한국 월드컵 출전 48년만에 첫승이라는 대위업을 달성한 한국의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은 어퍼컷을 날리듯 오른팔을 치켜올리는 '골 세리머니'를 2차례나 연출하며 감격을 누렸고, 일본의 필리프 트루시에 감독(프랑스)은 수차례나 벤치에 앉았다 일어났다를 반복하다 결국 벨기에에 2대2로 비기자 양팔을 거둔 채 한숨을 내쉬었다.
'만리장성'을 이끌고 월드컵에 처녀출전한 중국의 보라 밀루티노비치 감독(유고)은 경기 내내 초조함을 감추지 못하다 북중미 강호 코스타리카에게 0대2로 지자 고개를 떨궜다.
히딩크 감독은 폴란드전 직후 인터뷰에서 격앙된 목소리로 "한국 축구는 역사적 전기를 마련했다"며 "이날 승리를 계기로 한국 축구는 한단계 더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초 북중미골드컵 기간동안 단 1승만을 거두며 극도의 부진으로 여론의 집중포화를 맞았던 히딩크 감독은 그러나 월드컵 직전 전훈서 스코틀랜드 4대1 대파 등을 통해 전세계 축구팬들의 눈을 번쩍 뜨이게 만들더니 결국 월드컵 첫승의 위업을 진하게 달성, 일약 영웅으로 떠올랐다.
트루시에 감독은 아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후반 동점골과 역전골로 한때 역사의 한페이지를 장식할 뻔 했던 일본은 후반 30분 벨기에에 동점골을 허용해 무승부로 경기를 마치자 힘이 빠진 표정. "월드컵 사상 처음으로 포인트를 얻었다"며 스스로 위로하던 트루시에 감독은 그러나 "리드를 지키지 못해 유감"이라고 솔직히 털어놨다.
'16강 청부사'로 떠오르며 변방의 중국 축구를 세계 무대에 올려놓은 밀루티노비치 감독은 막상 경기에선 마네킹 마냥 뻣뻣한 중국 선수들의 경직된 플레이를 벤치서 지켜 볼 수 밖에 없었다.
앞으로 남아있는 브라질과 터키의 경기에 어떻게 나서야 할지 막막하기만 하다.
< 스포츠조선 유아정 기자 poro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