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10년 불황'은 지방자치 단체에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
지자체를 막론하고 경제사정은 어렵고, 주민들의 분위기는 어둡다.
그러나 '개혁포기' 지경에까지 이른 중앙정부와는 달리, 지자체 중에는
활발한 개혁운동이 펼쳐지고 있는 곳들도 적지 않다.
대표적인 사례가 다나카 야스오(田中康夫·46) 지사의 일본 나가노(長野)
현이다.
다나카 지사는 이른바 '명함 사건'의 주인공이다. 지난 2000년 10월
지사 당선 직후 직원들에게 명함을 돌렸으나, 명함을 받은 기업국장은
"사장이 명함을 주는 회사가 어디 있느냐"며 상관의 명함을 면전에서
구겨버렸다. 현정(縣政)의 개혁을 강조한 다나카 지사에 대한
반발이었다.
그러나 다나카 지사는 당선되자마자 '투명한 행정'이라는 개혁책에
나섰다. 약속한 대로 지사실을 1층으로 옮겼다. 업자와 유착하는지를
감시할 수 있도록 지사의 모습을 공개하겠다는 공약사항의 하나였다.
최근에는 20명 이상이 요청할 경우 휴일을 골라 현직원을 파견
'출장강의'를 해 주고 고충을 들어주는 '의사소통경로'를 확대했다.
장기적인 안목의 환경보호를 위해 '댐 건설'을 중지해버렸다. 물론,
건설업자와 공무원들은 '독재'라고 반대했고, 현 의회는 문책안까지
가결했다.
그러나 '문책결의'를 받은 다나카 지사의 지지율은 아직도 높기만
하다. 그의 '개혁'이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판단하는 시민들은 약
40%를 넘겨, '그렇지 않다'의 28%를 여유있게 누르고 있다.
미에(三重)현의 경우 정보공개 개혁에 성공한 현으로 꼽힌다. 기타가와
마사야스(北川正恭·57) 현 지사는 96년 3명의 현청 직원이 가짜
출장보고서를 제출하고 출장비를 타간 것이 발각되어 문제가 되자,
전현직 청원을 대상으로 2년 간의 가짜출장을 자진 신고하라고 종용했다.
기타가와 지사가 워낙 강력한 의지를 보이자, 주저하던 공무원들은 무려
11억엔의 허위출장비를 신고했다.
이후 기타가와 지사는 "주민들이 제대로 권리 행사를 하지 못한 것은
정보공개가 부족해 제대로 현정을 알지 못하는 탓"이라며 정보공개 관련
법률을 모두 손봤다. 94년 570건이던 정보공개 건수를 2000년에는
3만8299건으로 끌어올렸다. 현재 미에현은 일본 23개현 중 정보공개분야
3위를 달리고 있다.
( 東京=崔洽특파원 pot@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