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사 두명의 투수가 5⅓이닝을 나눠서 던진 듯한 느낌을 주는 게임이었지만 제리 내론 감독의 설명을 들으면 충분히 희망을 준 게임이기도 했다.
박찬호는 다양한 구질을 섞어가며 초반 4이닝을 2안타에 무4사구로 막아 드디어 정상 궤도에 진입하는가 하는 강한 인상을 심어주었다. 그러나 5회초 급격히 흔들리는 모습은 다시 지난 게임의 부진을 연상시키기도 했다.
내론 감독은 현재 박찬호가 스프링 트레이닝을 다시 하는 상황이나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사실 개막전 부상 이후 40일간을 쉰 뒤 마이너리그에서 재활 게임도 뛰지 않고, 이날까지 26이닝을 던진 것이 전부다. 부상 이후에는 21이닝을 던졌다.
그러나 감독은 박찬호에게 변치 않는 신뢰를 보냈다. 초반 4이닝을 바탕으로 훌쩍 올라서는 모습을 보인 만큼 낙관론을 펼쳤다.
박찬호는 확실히 다른 모습을 보였다. 초구에 스트라이크를 던지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4회까지 14명의 타자 중 8명에게 초구 스트라이크를 던졌다. 구질도 다양했고, 강속구도 제구 위주였다. 직구의 빠르기가 시속 138~150km로 큰 차이를 보여 타자들이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웠다.
그러나 변화구에 의존하다 보면 '큰 것'을 허용하기 마련. 삼진 5개를 전부 변화구로 잡았고, 4회까지 던진 51개 중 28개가 변화구로 분석되자 상대 타자들은 노리고 있었다. 그리고 변화구를 받아쳐 홈런 2개를 만들었다. 초반에는 예전과 다른 투구 패턴으로 상대 타자들을 요리했지만 그것이 반복되자 금방 적응한 타자들에게 장타를 연속 허용했다.
당분간 화끈한 경기보다 아슬아슬한 경기가 계속될 수 있다. 하지만 박찬호는 갈수록 상승세를 탈 것으로 보인다.
< 알링턴(미국 텍사스주)=스포츠조선 민훈기 특파원 minkiz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