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노무현 대통령후보가 엊그제 시흥 유세에서 조선일보를 향해
퍼부은 비난은 아무리 대중동원을 위한 선거전략이라 해도 발언의
품격이 대통령후보로서의 정도(正道)를 크게 벗어난 것이라고 지적할
수밖에 없다.
노 후보는 '깽판 '발언 보도와 관련해 "수천개의 단어 중 하나 딱
주워가지고 노무현이가 자질이 있다 없다 사설까지 썼느냐 "며 마치
조선일보만 이 기사를 다룬 것처럼 사실을 왜곡했다. '깽판 '보도는
여러 신문이 했고 사설로도 비판했다. 그는 또 "노무현의 깽판을
얘기하려면 이회창의 빠순이에 대해서도 써라 "며 조선일보가 한쪽을
두둔한 것처럼 말했다. 이 역시 사실과 다르다.조선일보는 일간지
중에도 몇 안 되게 5월 17일자 4면에 별도 박스로 '정치권에 빠순이
논란 '을 다뤘다.
그는 지난달 방송기자클럽에서도 조선일보가 '노무현 대책반 '까지
조직한다고 비난했다. 당시 조선일보는 허위사실임을 지적하고 발언의
공식취소와 사과를 요구했다. 노 후보측은 공식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깽판 '과 '빠순이 '로 또 다시 조선일보를 걸고 나온 것이다.
노 후보의 이번 비난을 지난번 노사모(노무현을 사랑하는 모임)의
50만부 절독운동과 합쳐볼 때 노무현씨의 대선전략이 조선일보 공격에
핵심을 두고 있지 않으냐 하는 의혹을 갖게 한다.
노 후보가 언론들이 지켜보는 앞에서 '조 ·한동맹(조선일보와
한나라당 동맹)'운운한 것은 전형적인 뒤집어씌우기 전술로서 그의
언론관 근저(根底)에 깔린 인식이 '동지 아니면 적 '이라는 일방적
흑백논리임을 내비치고 있다. 대통령이 되겠다고 나선 노후보라면
자신의 발언의 근거를 명백하게 밝혀 그 옳고 그름에 대한 국민의 심판을
받는다는 당당한 자세를 취해야 마땅하다. 그러지 않고 요즘의 무책임한
정치권의 습성에 따라 '아니면 말고 '식으로 조선일보만을 과녁 삼은
일방적인 왜곡과 허위사실 유포는 조선일보의 공신력을 실추시키려는
의도적인 책략(策略)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