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과는 전혀 상관이 없는 직업을 가진 김홍업(金弘業)씨의
대학후배 이거성(李巨星)씨가 검찰수사 무마조건 등으로 새한그룹으로부터
무려 17억원이나 받아낸 사실은 '김홍업 게이트 '의 실체가 무엇인가를
엿보게 한다.이씨는 검찰에서 홍업씨의 직접 관련을 부인하고 있다고 하나,
그가 금감원 조사를 무마하고 검찰수사를 무력화시킨 과정을 보면 진실이
무엇인지가 빤히 들여다보인다.
검찰은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에서 2000년 12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새한그룹에 대한 서울지검 외사부의 무역금융 사기사건 수사, 금융감독원의
분식회계조사, 대검 중수부의 공적자금비리 수사를 무마시켜달라는
청탁과 함께 모두 17억원을 받아냈다고 밝혔다. 이 가운데 서울지검
외사부 건(件)과 관련된 12억5000만원 중 5억원은 새한그룹
이재관(李在寬·구속)전 부회장이 불구속된 뒤인 지난해 5월에 건네진
점에서 '청탁금'따로, '사례금 '따로 식의 과정을 거쳐 로비가
진행됐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검찰수사는 이제부터다. 우선 규명해야 할것은 이씨가 누구를
동원해 검찰과 금감원에 압력을 행사했고 또 그 과정에서 검찰과 금감원에
로비자금이 흘러들어가지는 않았는지 여부다. 검찰과 금감원 관련자들의
수뢰여부는 물론, 권력내부의 부당한 압력에 굴복해 직무유기를 한 부분은
없는지도 가려야 한다. 검찰이 이에 대해 엄정한 수사를 하게 된다면
홍업씨의 관련 여부는 자연스럽게 드러날 것이다.
이거성씨가 받은 17억원의 행방도 궁금한 사항이다. 대통령 아들의
대학 1년 후배에 불과한 이씨가 자기 혼자의 힘으로 검찰과 금감원을
주무를 수 없었으리라는 것은 상식이다. 마찬가지로 이씨가 청탁금과
사례금을 모두 자기 호주머니에만 넣을 수는 없었으리라는 점 역시 똑같은
상식이다. 따라서 그돈의 행방이 이번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는 데
관건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