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한-일월드컵 조별예선 한국전의 방송광고 단가는 얼마나 될까. 한국방송광고공사(KOBACO)에 따르면 한국전을 중계하는 공중파 방송 3사의 15초짜리 광고는 어지간한 대기업 과장의 연봉과 비슷한 3069만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똑딱'하는 사이에 204만6000원이 전파로 사라지는 셈.
이같은 광고 단가는 평상시 15초에 1100만원으로 최고가인 9시뉴스나 주말 연속극 전후의 광고보다 3배 가까이 비싸다. 또 98년 프랑스월드컵 한국전의 곱절 가격. 만약 한국이 16강에 진출하면 광고 단가는 20% 인상되며, 4강에 오를 경우엔 두배로 껑충 뛴다.
이번 월드컵에서 방송사들은 한국전을 중심으로 여러 경기를 끼워파는 패키지 방식을 취하고 있다. 64경기 모두 자사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선 각 방송사가 마련한 '대한민국(SBS·11억)' '차범근(MBC·10억)' '줄리메(KBS·8억)' 등 패키지를 구매해야 한다. 또 한국전에 한차례라도 광고전파를 쏠려면 최소 2억원은 지불해야 하며, 1억원 미만의 패키지는 아예 구경조차 할 수 없는 형편이다.
턱없이 높은 광고 단가 때문인지 기업들은 선뜻 방송광고 구매를 꺼리고 있다. 공중파 방송 3사의 광고 판매를 대행하는 KOBACO는 월드컵 개막을 코앞에 두고 있지만 28일까지 판매량은 목표치의 절반을 간신히 넘어섰을 정도다. 그나마 광고주의 대부분이 월드컵 공식 후원업체들이며, 판매액도 100억원을 조금 넘는 수준이다.
이같은 광고 단가에 대해 방송 전문가들은 "FIFA(국제축구연맹)와 벌인 중계권료 협상에서 바가지를 쓴 뒤 그 부담을 기업들에게 떠넘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의 공중파 방송 3사로 구성된 월드컵 한국방송단(Korea Pool)은 지난해 10월 FIFA의 마케팅대행사인 독일 키르히 미디어그룹으로부터 3500만달러에 중계권을 사들였다. 반면 일본은 2억달러에 월드컵 중계권을 따냈는데 역대 월드컵이나 올림픽에서 통상 한국의 10배가 넘는 중계권료를 지불해왔던 관행에 비쳐볼 때 월드컵 한국방송단은 협상에 실패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 스포츠조선 류성옥 기자 watchdo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