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탐험은 인류에게 꿈 빛깔의 경이와 희원(希願)으로 통하는
회랑이었다. 화성은 신화와 전설로, 시와 소설로, 그리고 은막 위에서
상상과 현실의 벽을 넘나들었다. 1861년 프랑스 작가 카미유
플라마리옹은 외계 생명체를 주장한 '거주 가능한 세계의 다양성'이란
책을 불과 19세 나이에 써서 베스트셀러로 만들었다. 후에 내놓은 '행성
화성'도 성공이었다. H G 웰스의 소설 '우주전쟁'은 화성열풍을
대중적으로 꽃피웠다. 빅토리아 시대의 영국에 화성인이 쳐들어온다는
내용이다.

▶화성은 영화를 통해 더 친숙해졌다. 안토니 호프만 감독의 '레드
플래닛', 브라이언 드 팔마의 '미션 투 마스', 폴 버호벤의 '토탈
리콜', 존 헤스의 '마스', 팀 버튼의 '화성 침공', 도널드 페트리의
'화성인 마틴' 등 다양했다. 인류가 탈출할 새 터전으로 그려지기도
했고(레드 플래닛), 독재에 맞서 싸우는 저항의 현장이었으며(토탈
리콜), 희귀 광물의 개발을 둘러싼 사업과 갈등의 대상(마스)이기도
했다.

▶화성 얘기에 미국 천문학자 퍼시발 로웰(1855~1916)을 빼놓을 순 없다.
하버드대학을 졸업하고, 한때 실업가 겸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그는 평생
화성인의 존재를 믿었다. 그는 화성 극지대의 만년설 빙원에 있는 물을
운하로 이동시켜 문명이 존재했다는 주장을 폈다. 그가 세운
로웰천문대는 화성연구는 물론, 후에 명왕성을 발견하는 개가를 올렸다.
로웰은 극동을 여행해 '조선', '극동의 정신' 같은 책을 냈고,
고종(高宗)의 사진을 처음 촬영하기도 했다.

▶문제는 화성에 생명체의 존재 혹은 그 흔적의 가능성이다. 그레이엄
핸콕의 책 '화성의 신비(The Mars Mystery)'는 태양계 밖에서 유입된
생명의 씨앗들이 초기 행성에 퍼져나갔다는 학설로 지구 생명체의 기원을
설명하고 있다. 화성의 뉴스가 궁금한 것은 지구의 비밀까지 밝힐 단서가
숨어 있기 때문이다.

▶미국 NASA가 쏘아올린 탐사선 오디세이가 화성 남반구에 거대한 '얼음
호수'가 있음을 알려왔다는 보도로 설레는 가슴이 많을 것이다. 내년
봄에는 미국의 '마스 익스플러레이션 로버스', 여름에는 유럽의 '마스
익스프레스' 등 후속 탐사계획도 대기 중이다. 과학발달의 속도가
상상력의 질주를 앞서는 시대의 현기증 때문에 단꿈마저 깨면 어떡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