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월드컵대표팀이 선전하면서 한국축구의 월드컵 16강 가능성이 높아지자 히딩크 감독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다.

월드컵팀이 스코틀랜드전(4대1) 대승과 잉글랜드전(1대1) 선전에 이어 지난 26일 벌어졌던 세계최강 프랑스전에서도 박빙의 승부를 펼치자 축구마니아들에게는 말할 필요도 없고 각 기업들까지 나서서 '히딩크의 경영기법'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확실히 지금 한국축구는 변하고 있다. 아니 확 달라졌다는게 오히려 적절한 표현이다.

그럼 아루아침에 이처럼 한국축구가 환골탈태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뭘까. 뭐니뭐니해도 히딩크의 지도력을 꼽지 않을 수 없다. 사실 한국축구의 환경이 이전에 비해 크게 달라진것도 아니고 지금의 월드컵 대표선수들이 이전 대표팀에 비해 특별히 소질있는 선수들도 아니다. 그러나 히딩크는 아직 완전하지는 않지만 100년 한국축구사에서 해결하지 못했던 ▲문전처리 미숙과 ▲수비 조직력 부재를 어느정도 해결했다. 한국축구가 우리에게 희망을 주고있는 것도 이 '문전처리 미숙'과 '수비 조직력 부재'란 말이 사라지고 부터다. 히딩크 감독이 1년반이란 짧은 기간동안 한국축구의 체질개선에 성공한 이유는 우선, ▲지도자로서 편견이 없었다는 점이다. 히딩크 감독이 한국 선수들에 대해 무지한 것이 오히려 약이 됐다. 지금까지 대표팀을 맡았던 내국인 감독들은 선수에 대한 어설픈 정보로 특정 선수를 배제시켜 왔던게 사실이다. 이를테면 누구는 건방지고, 또다른 누구는 버르장머리가 없다는 이유로 말이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철저하게 실력위주로, 또 필요한 선수는 길들여 쓰고 있다. 지도자의 편견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를 보여주는 좋은 사례다.

둘째, 히딩크 감독은 ▲선수선발에서 완전히 자유로웠다.

솔직히 지금까지 대표선수 선발은 상당 부분 학연, 지연 등에 의해 이루어졌다는 사실을 부인할 수 없다. 한때 축구계에서는 Y, K대학 출신이 아니면 대표선수가 되기 힘들었던 시대도 있었던게 사실이다. 이들 대학 감독들은 고교선수를 스카우트 할 때 "대표선수가 되려면 우리학교로 오라"는 말을 공공연히 해 왔던 적도 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이런 부분에서 자유로왔다. 그에게 있어 Y, K대학은 알 바가 아니었다. 또 누구를 특별히 좋아하고, 미워할 이유도 없다.

셋째 히딩크 감독은 ▲선수들에게 이 훈련은 무엇을 위해 하는지를 분명히 이해시켰다. 지금까지 우리 선수들은 이 훈련을 왜 해야하는지에 대해 알지도 못하면서 감독이 시키니까 어쩔 수 없이 따라하는 수동적인 훈련을 해왔다. 심지어는 이유도 모르고 운동장을 수십바퀴 도는 사례도 있었다. 그러나 히딩크 감독은 훈련전 조금은 지루하다고 느낄 정도의 미팅시간을 갖고 그날 훈련에 대한 분명한 목표를 설정했고 선수들로부터 동의를 얻어냈다.

그 다음은 ▲탁월한 선수장악력이다.  그는 부임초기 한국에서 가장 잘나가던 김병지, 홍명보의 가슴에서 과감하게 태극마크를 떼버렸다. 그들은 마치 '히딩크 호'에 영원히 승선할 수 없을것 처럼 보였다. 축구계와 언론의 집요한 지적에도 불구하고 그는 1년을 끄덕도 하지 않았다. 마지막에 그들의 '건방끼'가 모두 제거된 것을 확인한 후 다시 불러들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히딩크 감독의 훈련은 재미가 있다.

지금까지 우리선수들의 훈련이 '노동'이었다면 히딩크의 훈련은 '유희'에 가깝다. 지루하기만 했던 훈련이 즐거우니 효과가 높을 수 밖에 없었고 웃고 즐기면서 할것은 다 하는 아주 과학적으로 짜여진 훈련 프로그램이었다는 얘기다. 이밖에도 히딩크 감독은 ▲엄청나게 연구하는 지도자며 ▲축구를 전문화, 세분화하면서도 이를 조합하는 능력이 탁월한 지도자란게 그의 지도를 받고있는 선수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 스포츠조선 김의진 대기자 ejki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