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료를 주된 수입원으로 민영방송과 경쟁하는 KBS, 기형적 구조의
'주인없는 방송'인 MBC, 재정 토대가 취약한 EBS―. KBS 2TV와 MBC의
민영화 등 정체성이 결여된 우리나라 방송 구조를 전면 재편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외대 김우룡 교수는 23일 방송회관에서 열린 '21세기 한국방송의
진로' 세미나에서 "현재 한국 방송의 존재 양식은 '미숙아'
상태이며, 정체성은 불투명하고, 지향성은 오리무중인데다, 방송정책은
실종됐다"며 "최근 전경련이 주장한 KBS 2TV·MBC 민영화를 비롯해
방송 구조를 전면 재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국가 기간 방송 KBS가 이대로 좋은지, 기형적 운영 구조를 가진
MBC는 어떻게 할 것인지, 일부 관변 미디어를 '공영'이란 이름으로
존치시켜야 하는지 근본적으로 재검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KBS의 문제점으로 ▲운영비의 60~70%를 광고 의존 ▲교육방송
외면 ▲민영방송과 오락 프로그램 경쟁 ▲방송문화 연구와 기술 개발에
세입의 1%조차 쓰지 않는 것을 지적했다.

김교수는 또 MBC는 공영·관영·민영의 복합 성격을 가진 '매우 특이한
존재'로 규정했다. 그는 "MBC는 공영방송인가, 민영방송인가,
노영(勞營)방송인가? MBC는 역사적 소임을 제대로 하고 있는가"라고
묻고 "MBC 위상 재정립은 피할 수 없는 시대적 과제"라고 주장했다.

EBS도 평생 교육 수단으로서 중요성이 강조되는 반면, 위상·역할·재정
토대가 부실해 장래가 여전히 불안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이런 문제점들은 곧 방송위원회의 문제로 귀결, 방송위의
위상이 애매하고 권한도 제한적"이라고 비판하면서, 위원회 구성과
역할의 재정비를 촉구했다.

김 교수는 이밖에 ▲방송의 자율성 확대 ▲KBS·MBC 지방사의 통합·정비
▲방송사 취업 여성할당제 ▲방송조사연구위원회 제도 도입 ▲영어
라디오방송 신설 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