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영화 사상 첫 본선에 진출한 ‘성스러운 중재 ’

중반을 넘긴 칸 국제영화제에서 팔레스타인 영화로선 최초로 칸 본선에
오른 '성스러운 중재'(Intervention Divine· 엘리아 술레이만 감독)가
평단의 호평을 받으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이스라엘 점령하에 있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을 무대로 한 이 영화는 '무빙 픽처스',
'주르반' 등 칸 현지에서 매일 발행되는 저널들로부터, 공식 시사회를
마친 12개 작품 가운데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버라이어티'지는 '성스러운 영감(靈感)의 순간'이라며 작품이 주는
감동을 전하기도 했다. '사랑과 고통의 연대기'라는 부제를 단 이
영화는 이스라엘 검문소를 사이에 둔 팔레스타인 2개 도시에 사는 다양한
인물 군상의 묘사를 통해 중동문제에 대한 팔레스타인측의 시각을
효과적으로 담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칸 경쟁부문에 진출한 22개 작품들 중 스포트라이트를 독점하고 있는
작품이 아직 없는 가운데 또다른 저널인 '할리우드 리포터'는
'부기나이트' '매그놀리아'로 유명한 미국 감독 폴 토마스 앤더슨의
'펀치 드렁크 러브'(Punch-Drunk Love), 영국 사회 하층민들의
고통스런 삶을 리얼리즘적 시각에서 접근해 온 마이크 리의 '모 아니면
도', 미국 콜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소재로 한 마이클 무어
감독의 '보울링 포 콜럼바인'(Bowling for Columbine) 등 3작품이 단연
돋보인다고 전했다. 이중 '보울링 포 콜럼바인'은 1956년 이후
다큐멘터리로서는 처음으로 칸 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한 작품이어서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10개국 영화평론가·기자들이 별표를 매긴
'스크린 인터내셔널' 평가에서도 이 작품들이 선두 그룹을 형성했다.

당초 기대를 모았던 이탈리아의 노장 감독 마르코 벨로치오의 '종교의
시간(The Hour of Religion)은 "드라마적 완성도보다 독특한 종교적
관점이 더욱 흥미롭다"는 '점잖은' 혹평을 들었으며, '포르투갈
영화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마누엘 데 올리베이라 감독의
'불확실한 원칙(The uncertainty Principle)'도 열광적 호응서부터
신랄한 비평까지 엇갈린 평가를 받았다.

홈그라운드인 프랑스의 작품들은 특히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현재 프랑스를 대표하는 감독의 하나로 꼽히는 올리비에
아사야스의 '악마 숭배자'(Demonlover)는 다양한 형식적 시도에도
불구하고, 기자시사 때 곳곳에서 야유가 터져 나오고 여러 평론가가
0점을 주는 등 최악의 평가를 받았다. 중국 감독 지아 장커의 '미지의
즐거움(Unknown Pleasure)'과 더불어 동아시아 영화로서 단 둘이 본선에
진출한 임권택 감독의 '취화선'은 24일 첫 기자 시사회를 갖는다.

( 칸(프랑스)=신용관기자 qq@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