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일본 편의점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과자는
'죠&히유마'(ジョ-&飛雄馬)다. 산더미 처럼 쌓아놓은 이 새우깡 같은
봉투 포장의 과자가 다른 스낵들을 압도적으로 까부수고 독주한다. 하긴
과자 이름만 봐도 다른 상품이 감히 대적할 수 있는 상대가 아니다.
'죠'는 그 유명한 권투왕 '내일의 죠(明日のジョ-)'의 주인공이고
'히유마'는 일본 만화사상 야구 최고걸작인 '거인의 별(巨人の星)'의
주인공. 한국 어린이들도 60년대 말에서 70년대까지 '허리케인 죠'나
'야구왕'이란 타이틀로 흥분했었다. 30년 전 작품들이 다시 살아나
이제 기성세대가 된 일본인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이 두 작품을 하나로 묶어 파는 기획이다. 둘 중 한
작품만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모두 팔겠다는 마케팅. 쉽게 말해 요즘 많이
쓰는 '윈윈'(WIN-WIN)이나 '시너지 효과'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 이 명언은 특히 한 시대 전에 인기를 끈 히트작들에게 제대로
통한다. 지나간 것 중 하나만을 리바이벌해서 다시 살리긴 어렵지만
여러개 세트를 모아 시너지 효과로 파는 것은 굉장한 성공확률이 있다.
이때 어떤 녀석과 어떤 녀석을 붙여야 제대로 불이 붙을까의 연구 분석이
기획자 능력이다.
비디오 게임 중에 우리에게도 일본에서도 대히트한 '슈퍼 로보트 대전
임팩트'는 시너 지 효과 상품의 기본적 컨셉이다. 역대 히트한 로보트
만화 애니메이션을 깡그리 모아 게임을 하게 만든다. '마징가'도
나오고 '그랜다이저'도 나오고 '건담'도 나오고, 힘 좀 썼던
로보트들은 거의 모두 명함을 내밀고 있다. 지난달부터 게임보이
시리즈로 출시됐던 이 '슈퍼 로보트 대전 임팩트' 때문에 게임을
시작했다는 친구들이 적지 않다. 특히 이번 출시되는
'플레이스테이션2'용 '슈퍼 로보트 대전 임팩트' 게임은 올해 최대
히트작을 이미 예약해놓고 있다.
우리도 60~80년대 문화상품 각 장르에서 결코 만만치 않은 성과를 올린
히트작들을 보유하고 있다. 이런 '올디즈'(oldies)들을 사장시키지
말고 과자로 팔건 게임으로 팔건 어떻게든 재창조해야 한다. 이렇게 다시
한번 팔아먹을 때엔 단일 작품으로 힘들다. 위의 경우들이 얘기하듯
'집단'의 힘, 뭉쳐야 산다는 것이 기본의 기본이다.
( 이규형 /영화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