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전사들이 월드컵 개막을 앞두고 17일 오후 7시부터 19일 오전 1시까지 꿀맛같은 마지막 휴가를 즐겼다. 스코틀랜드를 4대1로 대파, 분위기가 한껏 고조된 상태에서 얻은 휴가라 모두들 표정이 밝았다.

지난 12일 끝난 체력훈련의 피날레를 장식했던 곳도 제주. 그때는 마치 외인구단이 훈련하는 지옥의 섬으로 보였겠지만 이번엔 제주의 절경이 제대로 눈에 들어왔으리라.

취향별, 나이별로 다양한 스펙트럼을 그려낸 태극전사들의 휴가, 그 천태만상을 모았다.

◆드라이브파=제주의 해안도로를 차를 타고 달려보지 않은 사람은 그 맛을 모른다. 피끓는 젊음은 드라이빙을 선택했다. 이천수와 현영민 이영표 송종국 최태욱 등 총각들은 스포츠카와 고급차를 빌려타고 제주의 절경을 감상했다. 앞서거니 뒷서거니 달리는 동안 시원한 바닷바람에 근육에 쌓였던 피로도 모두 날아갔다.

◆골프파=히딩크감독 핌 베어백 코치 등 코칭스태프와 황선홍 유상철 등 고참선수들은 모처럼 맞은 휴일을 푸르른 필드에서 시원한 스윙을 하며 보냈다. 감독과 선수라는 신분에서 벗어나 경쟁자로서 게임에 임한 기분은 어땠을까.

◆데이트 파=안정환과 설기현, 심재원 등은 모처럼 '새색시' 또는 약혼녀와 랑데부, 미처 못다한 데이트를 즐겼다. 특히 신라호텔 뒷편의 잘 정돈된 산책로를 걸으며 사랑을 속삭였는데, 영화 '쉬리'의 마지막 장면을 찍었던 벤치에서 기념 촬영을 하는 등 즐거운 한 때를 보냈다. 사인과 사진촬영을 요구하는 관광객들의 요구에 일일히 응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다.

◆가족파=김병지와 윤정환 등은 금쪽같은 휴일을 가족을 불러 함께 보냈다. 대사를 앞두고 뜻하지 않게 이산가족이 된 이들에게 처자식과의 만남보다 행복한 것이 있을까.

◆기타=주장 홍명보는 대사를 앞두고 정신을 집중하기 위해 가족들도 부르지 않았다고. 사우나에서 몸을 추스리며 조용히 호텔에서 하루를 보냈다. 또 이민성 최성용은 함께 이발소에서 머리를 매만진 뒤 시내에 나가 영화감상을 했다. 한편 제주사나이인 최진철은 고향집(제주시 용담동)에 가서 두다리를 쭉 뻗고 쉬다 돌아왔다.

< 서귀포=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