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 떨고 있니?'
16일 스코틀랜드전이 끝난 뒤 라커룸을 빠져나가는 대표팀 선수들의 표정은 환했다. 두어명을 빼고.
최용수와 설기현 등 월드컵 주전을 자신하던 스트라이커들이 바짝 긴장하기 시작했한 것이다. 바로 '안정환 쇼크' 때문이다.
그동안 최용수와 설기현은 황선홍과 투톱을 이룰 확실한 카드로 꼽혔다. 3-4-3 포메이션에서는 한쪽 날개 쯤은 충분히 맡을 것으로 예상됐고, 선발 출전이 안 된다면 후반엔 틀림없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안정환으로 인해 이제는 아무 것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실제로 16일 평가전에서 이들 둘은 나란히 벤치만 지켰다.
설기현은 왼쪽 허벅지 부상으로 어차피 뛸 수 없는 형편이었다고는 하지만 그야말로 가시방석에 앉은 기분이었다. 작년 2월 두바이 4개국대회 UAE전 이후 17개월 동안이나 골을 기록하지 못한 자신의 처지 때문이다.
최용수는 더 불안하다. 몸상태가 나빴던 것도 아닌데 경기에는 뛰지 못했다. 최근 연습에서 펑펑 골폭죽을 터뜨리는 등 컨디션이 바짝 오른 상태라 아쉬움이 더하다. 히딩크 감독이 후반 10분여를 남기고 몸을 풀도록 지시해 놓고도 끝내 출전시키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불안감을 가중시킨다. "히딩크 감독이 최용수의 훈련 자세에 무언가 불만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는 관계자들의 분석까지 나오고 있다.
안정환과 교체된 황선홍도 후배들의 급성장에 놀란 눈치다. 이밖에도 차두리와 최태욱 등 양 날개 후보들도 '안정환 효과'에 바짝 긴장하고 있다.
그동안 이동국 김도훈 등 쟁쟁한 골잡이들을 떨어뜨리며 가까스로 월드컵 엔트리에 포함된 대표팀 포워드진. 안정환의 맹활약으로 이들의 총성없는 전쟁은 더욱 격렬해질 것 같다. < 부산=스포츠조선 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