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3월 경기도 평촌에서 천안 원성동으로 이사를 온
정희원(36)·김미영(30)씨 부부. 정씨는 직장(동일토건)이 서울에서
이곳으로 이주를 하면서 어쩔 수 없이 천안사람이 됐다. 서울에서
천안까지 출퇴근하기가 고달파서 선택한 이사였다.

하지만 요즘은 왜 더 일찍 이사를 하지 않았을까 후회할 정도로
대만족이다. 우선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겼다. 1억원이 넘던 전세금은
4000만원으로 줄었고 그 돈도 회사에서 무이자 융자로 빌렸다. 정씨는
"전세금 마련을 위해 냈던 은행 빚을 갚고 요즘은 여윳돈을 은행에서
굴리고 있다"고 즐거워했다.

하지만 천안 생활의 진정한 기쁨은 돈이 아니라 가족 간의 정이라고
했다. 부인 김미영(30)씨는 "이사 전에는 남편이 보통 밤 9시가 넘어야
퇴근해 아이들 자는 모습만 봤다"며 "교통체증이 없고 회사와
가깝다보니 이젠 저녁식사는 물론, 가족이 함께 산책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씨 부부는 틈이 나면 두 아들 원영(7)·인혁(6)이를 데리고 인근
개울에 가서 가재잡기를 하고 밤하늘의 별을 헤아린다. 서울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이웃 간의 정도 새롭다. 부인 김씨는 "같은 아파트에
사는 주민들이 농사로 지은 오이·배추를 주고 스스럼없이 안부를 물어올
때면 사람 사는 게 이런 거구나 하고 느낀다"고 말했다.

보통 서울에서 지방으로 이사를 할 때 주저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교육문제이다. 그러나 김씨는 "천안도 교육열이 서울 못지않고 주변에
대학도 많아 교육문제는 전혀 걱정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