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산드로 델피에로(28)는 1990년대 이탈리아 축구를 풍미했던 로베르토
바조의 후계자이자, '아주리 군단' 얼굴이다.
델피에로는 어렸을 때부터 워낙 축구를 좋아했다. 전기회사 직원이었던
아버지 지노가 식구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했던 이 막내아들을 위해 집
정원에 축구 연습 공간을 마련해 준 덕분. 축구에 재미를 붙인
델피에로는 축구공이 아닌 테니스공으로 드리블 연습을 했다. 한번 공을
잡으면 부모가 끌고 가기 전까지 절대로 중단하지 않을 정도로
연습벌레였다. 현재 그가 갖고 있는 세계 최고의 볼 컨트롤 능력은
이렇게 쌓은 것이다.
파도바 유스팀에서 실력을 쌓아가던 그는 결국 1993년, 우상이던 미셸
플라티니가 선수 생활을 했던 유벤투스에 입성하면서 이탈리아의
간판선수로 성장했다. 팬들이 붙여준 별명은
'핀투리키오(Pinturicchio)'. 유명한 르네상스 시대 화가의 이름에서
따왔다. 핀투리키오가 정교하고 세련된 색채와 화법으로 르네상스를
대표했듯, 그 역시 그라운드라는 화폭 위에 우아하면서도 정교한
플레이를 수놓기 때문이다.
음악과 영화 감상이 취미인 델피에로는 특히 마이클 잭슨, U2, 필 콜린스
등 팝 스타들을 좋아한다.
아직 미혼인 데다 외모가 수려해 여성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한다.
최근 이탈리아의 한 잡지사가 2만명의 10대 소녀들을 대상으로 '최고의
데이트 상대'를 조사한 결과, 영화 '타이타닉'의 스타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를 제쳤을 만큼 여성 팬들의 폭발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그동안 여러 여성과 염문을 뿌렸지만, 그 중에서도 섹스 심벌 발레리아
마리니와의 스캔들이 가장 유명하다. 유로 2000(결승전에서 프랑스에
골든골로 패배) 때 부진했던 이유가 성격 괴팍하기로 악명높은
발레리아의 바가지(?) 때문이라는 소문이 나돌기도 했다. 유로 2000의
부진을 씻고 유벤투스를 이탈리아 세리에 A 우승으로 이끄는 데 결정적인
공을 세운 그는 요즘 팀 동료 니콜라 아모루소의 여동생 소니아와 사귀고
있다.
델피에로는 1999년 유벤투스와 새 계약을 맺으면서 우리 돈으로 67억원을
연봉으로 받았다. 호나우두·비에리 같은 특급 선수들의 연봉을 훨씬
넘어서는 액수로, 당시만 해도 세계에서 몸값이 가장 비싼 선수로
기록됐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67억원이 세금을 제외한 금액이었다는
것이다. 그는 펩시·아디다스 등의 광고 수입만으로 매년 62억원 이상의
수익을 올리는 스포츠 재벌이다.
그런 델피에로가 사회학을 공부하기 위해 1999년 4년제 대학에
등록했다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는 일이다. 학창시절 성실한 학생으로서
정평이 나 있던 그는 운동계에서는 좀 특이한 모범생 축구 선수다.
델피에로는 90년대 '축구영웅' 바조와 태어난 곳(코넬리아노)은 물론,
신체 조건과 클럽 생활 등 여러 면에서 닮은꼴이다. 이탈리아 국민들은
1994 월드컵서 팀을 결승에 인도했던 바조의 역할을 이번 2002
월드컵에선 델피에로가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 김주용·러브월드컵닷컴 대표 )
◇알레산드로 델피에로
▲1974년 이탈리아 북부의 코넬리아노 출생
▲1m73, 73㎏
▲소속팀:91~93년 파도바, 93~현재 유벤투스
▲주요경력:95~96시즌 챔피언스리그 5경기 연속골로 팀 우승 이끔. 97~98
세리에A 득점왕(21골), 챔피언스리그 득점왕(10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