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검찰의 김홍걸(金弘傑)씨에 대한 출두 통보는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서울지검은 이날 오후 이범관(李範觀) 검사장 주재로 간부회의를 연 뒤
홍걸씨를 15일 오후 소환키로 결정했다. 검찰은 이날 오후 4시30분쯤
홍걸씨측이 조석현 변호사를 선임한 사실을 확인한 즉시 이같은 방침을
조 변호사에게 통보했으며 거의 동시에 언론에 홍걸씨 소환 사실을
공개했다. 이날 오후까지 청와대 등 홍걸씨 주변에서 오는 17일쯤
홍걸씨가 귀국해 이번주 말쯤 검찰에 출두할 것이란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따라 한때 홍걸씨가 이미 극비리에 국내에 귀국한 것이 아니냐는
추정이 검찰 안팎에서 나오기도 했으나 사실과 다르다고 관계자들은
말했다. 검찰 관계자는 "홍걸씨의 변호인인 조 변호사를 통해 홍걸씨의
소재를 파악하려 했으나 '홍걸씨와 연락이 닿지 않아 어디에 있는지
모른다'는 답변을 들었다"며 "홍걸씨가 어디에 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물리적으로 시간을 계산한 결과, 홍걸씨가 어디에 있든 24시간이면
검찰에 출두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검찰의 이같은 전격 소환은 홍걸씨 소환을 더 이상 미룰 경우 자칫
검찰의 수사 의지를 의심받을지 모른다는 부담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대검 중수부가 수사중인 홍업(弘業)씨 비리 의혹에 대한 수사
진척이 예상보다 늦어지고 있는 것도 홍걸씨 소환을 앞당긴 한
원인이라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조 변호사는 "홍걸씨와 통화를 해 출두 시기를 조절할
것"이라며 "10시간 이상 비행기를 타고 와서 바로 소환되는 것은
무리"라고 말해 조기 출두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였다. 청와대 관계자도
『홍걸씨가 15일 출두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라며
『홍걸씨가 일본 도쿄에 와 있다, 이미 귀국해 있는 게 아니냐 는 등
소문이 있지만 현재 미국 LA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홍걸씨의 귀국이
2~3일쯤 걸리지 않겠느냐고 했다.
조석현 변호사는 『홍걸씨는 「평범한 사람의 입장에서 잘잘못을 가려
처벌받을 것은 받겠다는 담담한 심경」이라고 측근을 통해
전해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홍걸씨가 받은 돈의 대가성을
입증하는 것은 법리적으로 어려운 문제』라며 『지금까지 언론에 보도된
것만으론 판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홍걸씨 말과 검찰 수사
기록을 참고로 변론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조 변호사는
광주일고·한양대 법대를 졸업하고 서울지검 동부지청 재직중 건강
문제로 검찰을 그만두고 변호사 개업했다.
만약 홍걸씨가 15일 출두할 경우 정확히 5년 전 같은 날 소환된 김영삼
대통령 차남 현철(賢哲)씨 경우와 '기막힌 우연의 일치'가 된다. 15일
출두할 경우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는 17일이 되고, 이어 18일 영장
실질심사를 거쳐 구속 여부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홍걸씨
출두가 2~3일 늦어지면 모든 일정도 자동적으로 늦춰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