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일 조흥은행 금융소득종합과세 상담창구에서 한 앙코르 부부가 은행 직원과 상담하고 있다.<a href=mailto:krchung@chosun.com>/정경렬기자 <

공무원 출신으로 2년 전 은퇴한 김모(67·서울 도봉구 도봉동)씨는 요즘
퇴직금으로 받은 2억원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 현재 그의
퇴직금은 은행 정기예금(연이율 5.5%)에 들어있는 상태로, 곧 만기가
돌아 온다. 하지만 현재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는 연 4.8~5.2% 수준으로
작년 이맘 때보다 훨씬 더 낮아진 상태. 정기예금에 다시 넣자니 금리가
너무 낮아 내키지 않는다. 주식형 펀드에 가입할까도 생각해 봤지만,
주가가 워낙 급등락해 주식투자는 여전히 불안하다. 부동산 투자를
고려해 봤지만, 최근 아파트 가격이 하락세로 돌아서는 등 부동산 경기도
주춤하는 기미가 뚜렷해 투자하기가 꺼려진다.

시중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고 있어도 은행 예금 금리는 꿈쩍도 하지 않고
있어 목돈을 어떻게 굴려야 할지 고민하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특히
이자생활자나 퇴직자의 경우, 대부분 은행예금에 집착하는 보수적인
투자성향을 지니고 있어 이들의 고민 강도는 일반인보다 훨씬 높다.
그렇다면 금리 상승기에는 목돈을 어떻게 굴리는 게 좋을까?

재테크 전문가들은 "금리상승기엔 돈을 짧게 굴리며 금리 상승에
대비하는 게 원칙이지만, 세금우대 혜택이 큰 노령자의 경우 굳이 금리가
오르기를 기다릴 필요는 없다"고 지적한다. 특히 조만간 금리가 오른다
해도 예금금리 상승폭은 0.2~0.3% 포인트에 그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존 절세(節稅)형 금융상품을 100% 활용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는
얘기다.

◆ 만기 1년 이상 세금우대 금융상품을 활용하라 =금리 상승기에는
3~6개월 이내의 단기투자가 유리한 것처럼 알려져 있으나, 이는 잘못된
상식이다. 문제는 금리 상승폭이다. 금리가 2% 포인트 이상 급상승하지
않는 한, 단기투자보다 1년 이상 장기투자가 더 유리하다. 그 이유는
예금기간이 길수록 이율이 높고, 만기 1년 이상 예금에 가입할 경우
세금우대 혜택이 주어지기 때문이다. 예컨대 만기1년 이상 정기예금은
세금우대(이자에 대한 세율이 16.5%에서 10.5%로 낮아짐) 혜택이 있어 약
0.5% 포인트의 금리 상승 효과가 있다.

2억원의 목돈을 굴리는 김씨의 경우 세금우대 상품을 활용하면
이자수입을 연 100만원 가량 더 늘릴 수 있다. 다만 김씨의 경우 2억원
전액을 세금우대형 금융 상품에 가입하려면 본인(65세 이상 노인의 경우
세금우대한도는 6000만원) 외에도 부인 등 가족 명의를 동원해야 한다.
세금우대 상품에 가입하면 여기서 발생한 이자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서도 제외되기 때문에, 금융자산이 많은 사람의 경우 세(稅)테크에도
도움이 된다.

세금우대형 정기예금에 가입할 땐, 중도해지에 따른 금리 불이익이
적은 맞춤형 정기예금을 우선 활용하는 것이 좋다. 이들 정기예금은
예금을 중간에 해지하더라도 예금기간별 약정이율을 지급받을 수 있어
이자손실을 줄일 수 있는 이점이 있다.

◆ 2금융권 고금리(高金利) 상품을 이용하라 =굳이 금리가 오르길
기다리겠다면 중간단계로 상호저축은행 등 2금융권의 고금리(高金利)
예금 상품을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시 말해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2금융권 금융회사에 잠깐 돈을 맡겨놓았다가 금리 상승 후 은행
예금 상품으로 갈아타는 방법이다. 현재 상호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연 7.0~7.5% 수준으로 은행 예금보다 최고 2.5% 포인트 가량 금리가 더
높다. 1억원을 맡길 경우 연간 250만원의 이자를 더 받을 수 있는
셈이다. 다만 상호저축은행은 안전성이 취약한 단점이 있는 만큼 반드시
예금자보호한도(1인당 5000만원)내에서 거래하는 것이 좋다. 김씨처럼
금액이 큰 경우 가족 명의로 분산 예치해야 한다는 얘기다.

또 종금사 어음관리계좌(CMA)나 투신권의 머니마켓펀드(MMF)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이들 두 금융상품은 은행 정기예금보다 금리가 최고 0.5%
포인트 가량 더 높다. 두 상품 모두 수시입출금이 가능해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하다.

◆ 실적배당형 상품에도 분산 투자하라 =노년층 투자자들은 확정금리형
투자상품에 집착하지만, 그렇다고 어느 한 금융상품에 투자금을 몽땅 다
집어넣는 투자방식은 좋지 않다. 또 시장변화에 따른 초과수익을
기대하려면 실적배당형 상품에도 일부 투자금을 분산투자하는 것이 좋다.
조흥은행 서춘수 재테크팀장은 "금리가 연 4~5%대에 불과해 확정금리형
상품에만 투자해선 고수익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다소 위험을 감수하더라도 주식간접투자 상품에도 여유자금의
20~30%를 투자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문가들이 이와 관련해 가장 많이 권유하고 있는 상품은 '전환형
펀드'이다. 전환형 펀드란 미리 일정 목표수익률을 정해 놓고,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채권형으로 전환해 수익을 고정하는 펀드
상품이다. 주가 상승기에 재빨리 투자수익을 내고 빠지는 '치고
빠지기식' 투자에 적합하다. 대개 전환형 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10~15%
사이로, 이 정도 수익률만 달성해도 정기예금보다는 2배 이상 많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작년 하반기 이후 저금리에 불만을 품은 고객을
겨냥해, 대부분의 은행들이 이같은 전환형 펀드를 판매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