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경주가 완도에서 처음 공을 치기 시작할 때를 회상하며 처음 본 연습장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었다.

"망이 쳐져 있는게 커다란 꿩 사육장인 줄만 알았다"고.

그때만 해도 자기가 그런 곳에서 보낼 시간이 집에서 보낼 시간보다 많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는 천부적인 자질을 타고 났다기 보단 순전히 노력 하나로 자수성가한 골퍼다. 한마디로 지독한 연습벌레. 그는 하루에 4000개 이상은 공을 쳐야 훈련 좀 했다고 한단다.

이같은 강훈은 지금도 마찬가지다.

연습생 시절부터 같이 지냈던 조동학 프로는 동계훈련 겸 오랜 친구도 만나볼까 해서 최경주의 동계훈련지를 찾았다. 최경주가 처음 미국 땅을 밟았을 때 살았던 플로리다주 잭슨빌.

밤늦게 도착해 인사를 한 뒤 단잠에 빠졌는데 다음날 오전 6시부터 깨우더란다. 그리고 끌고 간 곳이 소우그래스 TPC.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이 벌어지는 곳으로 유명한 이곳의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최경주는 훈련하고 있었다.

조프로는 입이 딱 벌어졌다. 시설도 시설이지만 비제이 싱, 데이비드 듀발, 프레드 펑크 등 지금까지 TV를 통해서나 보던 스타들이 몰려 있던 것. 더 놀란 것은 최경주가 그들보다 두배 이상의 훈련을 한다는 점이었다.

오전 6시30부터 시작된 훈련은 점심식사 때까지 이어진다.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각 클럽마다 수백번씩 샷을 하며 공의 탄도와 구질 등을 점검한다. 골프장에서 샌드위치로 가볍게 점심을 하고 나면 오후엔 라운드.

그런데 그냥 도는게 아니다. 비록 몸은 같은 코스에 있지만 그의 머리속에 펼쳐지는 코스는 매번 다른 곳이다. 앞으로 나가게 될 대회의 코스를 머리 속에 그려놓고 샷과 공략을 달리해가며 실전훈련을 하는 것이다.

< 스포츠조선 이사부 기자 golf@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