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농촌은 온통 제 정신이 아닐 정도로 돈 선거에 휘둘리는 모습이어서
걱정스럽다. 연초에 실시된 농협 조합장 선거를 필두로 축협 조합장
선거가 끝나기 무섭게 이제는 6월에 실시 예정인 전국 동시 지방선거의
소용돌이 속에 휩싸이는 형국이다.
선거란 모름지기 입후보자의 인물 됨됨이를 냉정하게 평가하여
양심적이고 능력있는 지도자를 뽑는 축제의 장이어야 마땅할 텐데 지금의
시골 선거는 너무도 실망스러운 돈 선거의 전형 같아서 개탄스러울
뿐이다.
모 후보는 조합장 선거에 나와 1억 수천만원을 썼느니, 누구는 그보다
조금 적게 쓰는 바람에 떨어졌다는 등 회자되는 소문도 매우 다양하다.
유권자들도 이에 질세라 누구로부터 얼마를 받았다며 액수를 제시하는
수법으로 타 후보를 유혹하여 이중으로 돈을 챙기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쩌다 금품을 받지 못한 힘없는 사람은 이 와중에서 심한 소외감을 갖는
등 지역 정서도 갈기갈기 찢어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실이 이러하다 보니 전혀 자격도 되지 않는 졸부들이 축재한 돈만으로
선거에 뛰어들어 유권자들의 표를 매수하려 들기도 하고, 그런
무자격자들이 뿌리는 돈에 양심을 팔아먹는 유권자들이 한 통속이 되어
함께 어우러지는 한심한 선거풍토를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들이 어찌 뇌물을 받아먹고 쇠고랑 차는 고위
공무원이나 정치인, 그리고 사회 지도층을 욕할 수 있단 말인가. 부정한
돈은 양의 많고 적음을 떠나 받아 챙기는 것 그것 자체가 커다란
죄악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출마한 사람은 돈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려 하는 그릇된 생각을 버리고
확고부동한 준법정신으로 승부해야 할 것이며, 유권자들도 양심적이고
올바른 선택관과 투철한 고발정신을 가져야 하며, 선관위를 위시한 관련
당국 역시 결연한 척결의지를 갖고 최선을 다 한다면 돈 선거의 오명에서
어느 정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 成炳照·수필가·경남 창녕군 성산면 석정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