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을 방문중인 후진타오 중국 국가 부주석이 1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과 만나,악수하고 있다.후 부주석은 이에 앞서 도널드 럼즈펠드 미국 국방장관과 회견했다.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부주석은 1일 워싱턴에서 웬만한 외국 정상보다
더한 환대를 받았다. 국가 수반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을 30분간 만났고, 초청자인 딕 체니(Cheney) 부통령과의 점심
자리에는 미국의 재무, 상무, 노동장관 등 3명의 각료가 배석했다.

도널드 럼즈펠드(Rumsfeld) 장관은 펜타곤에서 그를 맞이했고, 콜린
파월(Powell) 국무장관은 전날 만찬을 대접했다. 워싱턴 포스트는 2일,
부시 대통령 주최 만찬만 없었을 뿐 사실상 국빈방문을 방불케 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모든 언론들은 부시 행정부와 함께 후 부주석을
장쩌민(江澤民) 주석의 확실한 승계자로 여기고 있다.

후 부주석이 미국 지도자들과 논의한 의제는 무역, 테러와의 전쟁,
대량살상무기 확산, 중국인권과 대만문제 등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후
부주석에게 양국이 광범위한 이슈를 함께 풀어갈 수 있다는 믿음을
표시했다고 애리 플라이셔(Fleischer)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이 중국의 인권과 종교탄압 문제를 거론하자, 후 부주석은
"중국은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정책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고 한
백악관 관리는 전했다. 후 부주석은 또 부시 행정부의 최근 대만 지원
정책에 우려를 표시했고, 부시 대통령은 미국은 '1개의 중국' 정책을
지지하지만 대만을 보호할 의무가 있음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후
부주석은 "회담은 잘 됐다"는 한마디만 남기고 백악관을 떠났다.

후 부주석은 이번 방미 기간중 기자회견을 일절 갖지 않았다. 그는
미국측에 언론에의 노출을 최소화해달라고 주문했다. 자신을 지켜보는
중국 지도부가 '해외에서 너무 튄다'거나 '친미주의자'라는 인식을
갖지 않도록 하려는 처세술이라고 워싱턴 포스트는 분석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베이츠 길(Gill) 동아시아 연구소장은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후 부주석을 중국내 개혁주의자로 평가하고, 미국의 그에
대한 면밀한 탐색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미국 정부 관리들은 후 부주석의 이번 방미가 대체로 성공적인
'상견례' 였다고 평가했다. 후 부주석은 럼즈펠드 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양국간 군사접촉을 재개하기 위한 실무자들을 지명하기로
합의했다.

후 부주석은 전날 미국 의회 지도자들과의 면담에서 일부 하원의원들이
티벳의 정치범 석방등을 요구하는 4통의 편지를 테이블 위에 올려
놓았으나, 이를 가져가지 않았다. 프랭크 울프(Wolf) 의원 등은 "나는
후 부주석이 최소한 그 편지들을 갖고 가리라 생각했는데, 무례하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 대변인은 "후 부주석은 그 편지 안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몰랐기 때문에 가져오지 않았다"면서 "후 부주석은
인권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의향이 있지만 그것은 상호 존중과 평등에
기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4월27일부터 호놀룰루와 뉴욕을 거쳐 워싱턴을 방문한 후 부주석은
샌프란시스코를 거쳐 3일 귀국길에 오른다.

( 워싱턴=朱庸中특파원 midway@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