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빠 국가대표로 월드컵에 나간다.”
2002월드컵 본선 엔트리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최진철(31·전북)은
요즘 쑥스럽기만 하다. 아들 완길(6)이가 동네에서 친구들을 볼 때마다
아버지 자랑을 하기 때문이다. 최진철은 아버지 최지수씨에게도 대견한
아들이 됐다. 3형제 모두에게 축구를 시킨 최씨는 아들들이 월드컵에
나가는 것을 마음 속으로 바라던 터였다. 그러나 최씨는 대표팀
전지훈련을 위해 1일 제주로 금의환향한 아들에게 "몸조심하라"는 말만
했다. "혹여 부담이 될까" 하는 생각에서다.
최진철은 2일 대표팀 훈련지인 서귀포로 향하며 "이번에는 꼭"이라며
긴장의 끈을 다시 조였다. 그는 2전3기로 월드컵 엔트리에 들었다. 94년
월드컵을 앞두고 미국 전지훈련까지 갔던 최진철은 정작 본선에는 얼굴도
내밀지 못했다. 훈련에만 참가하고 본선 엔트리에서 제외된 것이다.
98월드컵 때는 대륙별 지역예선 대표팀 멤버였지만 벤치만 지켰고 프랑스
땅은 밟아보지도 못했다. 이런 경험은 최진철을 한 단계 성장시켰고
마침내 꿈을 이루게 했다. 지난해 9월부터 대표팀에 합류한 그는 큰
키(1m87)에서 나오는 헤딩력과 강한 체력으로 상대 공격수들을 압박,
낙점을 받았다. 단점으로 지적되던 위치 선정과 순발력 강화에도
비지땀을 쏟았다. 친화력과 성실한 플레이는 높은 점수를 받았다.
아디다스컵 4강이 좌절된 전북의 한 관계자는 "최진철만 있었다면
사정은 달랐을 것"이라고 말할 정도다. 최진철은 "엔트리에는 들었지만
베스트11에 뽑힌 것은 아니다"며 "고향에서 하는 훈련을 통해 확실히
주전으로 자리잡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