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에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3남 홍걸(弘傑)씨는 4월 30일 오후(한국시각 1일 오전) 자신의 변호인인 제임스 방 변호사를 통해, 자신이 미국에 입국 후 잠적한 최성규(崔成奎)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과 4월 25일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골프장에서 골프를 쳤다는 중앙일보 1일자 보도 내용을 전면 부인했다.
방 변호사는 LA 코리아타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이 보도와 관련한 김홍걸씨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고, “홍걸씨는 최씨가 어디 있는지도 모르고, (골프를 친 장소로 보도된) 팔로스 버디스(Palos Verdes) 골프 클럽에 마지막으로 간 것은 1년도 더 지났다”고 말했다.
홍걸씨의 먼 외가친척으로 알려진 김병창 평통 LA지부 부회장은 “홍걸씨가 골프를 쳤다는 25일에 우리 집에서 함께 점심식사를 했다”고 말했다고 연합뉴스가 1일 보도했다. 그러나 이날 그의 집 전화는, 이틀 전까지와는 달리 ‘암호’를 입력하라는 안내가 흘러나와, 암호를 모르는 사람은 통화를 할 수 없었다. 김 부회장의 지인들은 최근 그가 휴대전화 번호를 바꿔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1일 보도자료를 통해 “홍걸씨는 ‘최근 한 달 동안 누구와도 골프를 친 적이 없으며, 최 전 총경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할 뿐 아니라 어떠한 접촉도 없었고, 같이 골프를 쳤다는 무기중개상 김모, 최모씨도 누구인지 모른다’고 했다”고 전했다. 청와대는 또 “LA의 홍걸씨 변호인은 ‘중앙일보의 명백한 허위보도에 대해 정정을 요청하고, 명예훼손에 대한 법적인 책임을 묻겠다’고 알려왔다”고 덧붙였다.
◆ 팔로스 버디스 골프클럽
로스앤젤레스 근교의 ‘팔로스 버디스 골프클럽’의 프로숍에 근무하는 직원 3명은 4월 25일 오후 1시쯤 이곳을 찾은 4명의 한국남자들을 기억했다.
골프장 직원들은 “이들은 경기자 명단에는 모두 ‘김(Kim)’이라고 기록했지만, 실제로는 김씨 3명과 최씨 1명이라고 스스로 소개했다”면서, 연필로 ‘Kim’이라고 쓰인 명단을 보여줬다.
한 직원은 4명의 일행 중 한 명은 사무실 안으로 들어오지 않고 밖에 있는 카트에 앉아 있었으며, 그가 사진으로 보는 김홍걸씨와 비슷했다고 말했다. 이 직원은 최성규 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장의 사진에 대해서도, 일행 중 한 명과 대단히 비슷한 사람이 있었으며, 그는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있었다고 전했다.
직원들에 따르면, 이들 중 ‘샌디에이고에서 왔다’는 김씨가 신용카드로 4명의 그린피(경기장 사용료)를 지급했다. 신용카드로 결제한 금액은 총 723.30달러로, 이 액수는 비회원의 그린피 1인당 205달러 3명분에, 팔로스 버디스 거주자일 경우의 할인 그린피 65달러와 세금을 포함한 금액이다. 이들은 또 골프공 등을 현찰로 구입해, 이날 총 850달러를 썼다고 직원들은 말했다.
‘팔로스 버디스 거주자’라고 밝힌 사람은 또 다른 김씨였다고 말했다. 경기장 사용료를 지급한 김씨는 오후 6시쯤 경기가 끝난 후 “샌디에이고에서 왔다”면서, 팔로스 버디스 골프클럽에 처음 온 기념으로 골프백에 붙이는 이름표를 달라고 해 한 직원이 이를 전해주었다.
◆ 변호사의 갑작스런 회견
이날 오후 7시쯤(한국시각 1일 오전 11시) 김홍걸씨의 변호인인 제임스 방 변호사가 LA의 코리아타운에 있는 자신의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홍걸씨가 최성규 전 총경과 골프를 쳤다는 보도를 전면 부인했다. 방 변호사의 사무실에 약 20명의 한국인 기자들이 모였고, 방 변호사는 2시간 전 홍걸씨와 합의한 내용이라는 ‘성명문’을 낭독했다.
간접적이지만 홍걸씨의 입장이 처음으로 공식 공개되는 자리였다. 그러나 방 변호사는 발표문 외의 상세한 내용에 대해서는 홍걸씨에게 확인할 시간이 없다면서,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했다. 그래도 기자들의 질문이 이어지자, 그는 “모른다” “말할 수 없다” “확인되는 대로 알려주겠다”는 식의 답변으로 일관했다.
홍걸씨의 귀국 의사에 대해서도 “본인 의사와 입장이 어떤지 말할 수 없다”고 했고, 홍걸씨가 최성규 전 총경과 전부터 아는 사이냐는 질문에 대해서도 “나중에 알려주겠다”고 답변했다.
( 로스앤젤레스=姜仁仙특파원 insu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