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曺고수, 당신도 장풍 날릴 줄 알아?"
"웬, 장풍?"
"아, 영화에 보면 고수들이 장풍을 휙휙 날리잖아. 진짜로 장풍이 있는
거냐구?"
"당신, 기자 맞아? 장풍이 어디 있어. 그거 다 가짜야."
"TV에서 보니까 손바닥으로 촛불도 끄던데."
"!!!???"
무예하는 기자. 그것도 태권도나 택견이 아니라 십팔기를 연마하는 기자.
결코 흔하지 않은 '전공' 탓에 동료들에게 종종 받는 질문이 두가지
있습니다. 십팔기가 도대체 뭐냐. 중국무술이냐 아니면 삽십육계
줄행랑이냐. 그리고 도대체 언제 수련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아침 10시에
출근하여 밤 10시 넘어 퇴근하는 것이 예사인 기자가 과연 수련할 시간이
있느냐는 거죠. 말로만 5단이 아니냐고 다그치는 사람도 있습니다.
매일매일을 전투처럼 살아가는 기자에게 수련시간을 내는 것이 무척이나
힘든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신문사에도 틈새시간은 있지요. 저녁
6시에 초판(10판)이 나오고 10시쯤에 40판을 마감하기까지 꽤 긴 여유가
생기는데 그 시간을 이용하는 겁니다. 장소는 회사 헬스장. 넉넉한
공간은 아니지만 수련하기에 부족함은 없습니다. 작년에 헬스장을 새로이
확장 개편하여 운동하기에 더욱 좋아졌답니다. 물론 옆에서 헬스하는
분들에게는 조금 방해가 될 수도 있지만 대체로 양해를 해주시는
편입니다. 저녁은 간단히 구내 식당에서 해결.
십팔기는 간단히 말하면 사도세자가 완성시킨 조선왕조의 공식 무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뒤주 속에 갇혀 죽은 비운의 왕세자인 바로 그 사도세자
말입니다. 이게 무슨 뚱단지 같은 소리냐고 반문하는 분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틀림없는 역사적 사실입니다. '무예도보통지'라고
국사시간에 들은 적이 있을 겁니다. 정조때 나온 국방무예서적인데
여기에 수록된 무예가 십팔기입니다. 십팔기라는 이름은 사도세자가 직접
지었고요. 조선왕조실록에도 이와 관련된 기록이 나와 있고, 조선 후기
국왕의 근접경호를 맡았던 장용영에는 십팔기군(軍)이라는 특수부대까지
있었답니다.
조선일보 기자클럽에서 무예사랑방을 운영하다 보면 황당한 질문도 많이
받습니다. 정말로 장풍이나 축지법이 가능한지, 고수들은 하늘을 붕붕
날아다니는지 진지하게 묻곤 합니다. 무협지나 홍콩 무협영화의 강력한
영향 탓이죠. 장풍과 관련하여 재미난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몇해 전 TV에 '도사'가 홀연히 등장했습니다. 근엄한 표정의
'도사'는 사람들을 세워놓고 눈을 감게 한 다음 그 앞에서 손바닥을
이리저리 흔듭니다. 손바닥에서 내뿜는 기(氣)로 앞에 선 사람을 좌우
앞뒤 마음먹은 대로 움직인다는 거죠. 실제로 앞에 선 사람들이 그의
손놀림에 맞춰 신들린 듯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사회자의 놀란 멘트가
이어지고 '도사'는 흡족한 표정을 짓습니다. 정말로 장풍은
가능할까요?
사람들은 TV에 나오면 쉽게 믿습니다. 카메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조금만 더 생각해보면 이는 사실과 다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눈감고 서 있으면 중심 감각을 잃고 이리저리 몸이
흔들리게 됩니다. 지금 당장 눈감고 서 있어 보면 알 수 있죠.
'도사'는 그저 그들의 몸 움직임에 따라 손을 흔들어 주면 되는
거지요.
이런 내용들을 홈페이지에 올리면 국내 네티즌들의 반응도 뜨겁지만 생각
외로 놀라운 것은 외국에서의 접속 건수입니다. 기사 한건당 적게는
1만건 많게는 10만건에 가까운 클릭 수의 3분의 1이 해외에서 접속한
것입니다. 대부분 외국에 나가있는 유학생이나 교포들이 접속한 것이죠.
조회 수가 생각보다 많지요. 그만큼 오프라인 신문에 이어 온라인 뉴스도
조선일보가 부동의 1위를 달리며 네티즌의 사랑을 받는다는 증거일
겁니다. 간혹 조선일보가 '늙고 완고한 이미지가 강한 신문'이라고
지적하는 분들도 있는데 조선일보 기자클럽에 한번 들러 보시면 생각이
달라질 겁니다. 기자클럽에는 영화 스포츠카 힙합록 음식 경마 연극
동양고전 등 다양한 테마가 있답니다. 한번 클릭해보세요. 여러분이
만나지 못해던 새로운 조선일보가 기다리고 있을 겁니다.
▶조민욱 기자는 1970년생. 대구 성광고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1995년 조선일보에 입사, 디지틀조선일보를 거쳐 편집부에서
일하고 있다. 조선일보 홈페이지 기자클럽에서
무예사랑방(club.chosun.com/refo14)을 운영하고 있으며, 현재
주간조선에 '무림고수열전'을 연재하고 있다. 최근에는 무예교양서적인
'달마야 장풍받아라'를 집필하기도 했다. 대학 1학년때부터 익힌
무예가 대한십팔기협회 공인 5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