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석에서 나오는 에너지, 즉 자력이 우리 몸에도 영향을 줄까. 만일
그렇다면 이를 질병 치료에 활용할 수 있지는 않을까. 자력을 이용한
각종 치료법들을 알아본다.
◆ 우울증을 자력(磁力)으로 치료한다?
약물이나 정신요법으로 치료해왔던 우울증이나 강박증을 자력(磁力)을
이용해 치료하는 방법이 도입됐다. 경두개자기자극술(TMS)라는 이
치료법은 머리 근처에서 자기장(磁氣場)을 발생시킨 뒤 두개골을
통과시키면서 두뇌의 신경세포를 활성화하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강남성모병원 정신과 이창욱 교수와 여의도성모병원 정신과 채정호
교수팀이 이 치료법의 실용화에 최근 성공했다.
이 치료법은 지난 85년에 현대적인 방법으로 고안된 뒤 지금까지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작년부터는 유럽, 캐나다, 이스라엘, 호주
등에서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병원에서 이 방법을 이용해 치료하고
있다. 이 치료법에서 앞서가고 있는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대 마크 조지
교수와 공동연구를 한 채정호 교수는 "이미 우울증에서는 TMS의 효과가
잘 알려져 있으며, 기존 치료법으로 효과가 없던 강박장애 환자의
증상점수가 치료 전 25.8점에서 8점으로 떨어지는 등 의미있는 효과가
입증됐다"고 말했다.
TMS는 민간요법 등에서 사용되는 '자석요법'과는 다른 높은 자장을
이용한다. 높은 전류가 전자기장 코일을 통과하며 켜졌다, 꺼졌다를
반복하면서 생기는 자기장이 두뇌의 특정부위에 전류를 유발해 운동,
시각, 기억, 언어, 기분 등을 관장하는 특정부위에 자극을 주는
방식이다.
◆ 자석으로 뼈가 썩고 부서지는 병도 치료
엉덩이뼈(대퇴골) 끝으로 들어가는 혈관이 막혀 뼈가 썩으면서 부서지는
질병을 '대퇴골두무혈성괴사'라고 한다. 이 병은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국가에서 발생 빈도가 높다. 원인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으나, 폭음과 상관관계가 높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 질병이 까다로운 것은 발병 초기에는 별다른 증상이 없어 조기 발견이
어렵기 때문. 병이 상당히 진행된 뒤에 고관절 통증이 운동장애 등이
나타난다.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나중에 인공관절을 해야 한다. 이
병을 치료하는 여러 방법이 있으나 자석을 이용한 치료가 눈길을 끈다.
경희대병원 정형외과 유명철 교수팀이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 초기환자
156명을 대상으로 자석치료를 한 결과에 따르면 1년 정도 치료 받은
사람들의 78%가 고관절 통증이 완전히 또는 현저히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방법은 잠들기 전 전기자석 치료기를 고관절에 착용하는 방식으로
하루 평균 8시간 정도 치료한다. 강한 전기자장에 노출된 인체
부위에서는 모세혈관이 늘고, 조골세포(뼈를 만드는 세포)의 수가
증가된다고 한다. 반면 파골세포(뼈를 흡수하는 세포)의 활동은 억제하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 유 교수는 "치료기에 사용되는 자석은 시중에
판매되는 자석요나 자석벨트 등에 들어있는 자석과는 전혀 다르다"고
말했다.
◆ 마그네틱 요실금 치료
옷을 입은 채 의자에 앉아 치료받는 '마그네틱 요실금' 치료법은
작년부터 비뇨기과 등에서 시행하고 있는 방법. 자석이 회전하면서
발생하는 자장이 골반과 요도 부근의 근육에 자극을 주어 강화하는
방식으로 1회 20~30분씩 총 12회 가량 치료한다.
이윤수 청박병원 비뇨기과원장은 "이들 근육은 사람이 의지로 움직일 수
없는 '불수의근'이기 때문에 근육운동 등을 통해 강화하기는 어렵고,
외부 자극을 이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