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 기능저하증·항진증·종양 등 갑상선 질환은 여자들이 잘 걸린다.
남자보다 5~10배 많다.
이는 여자가 남자보다 오래 사는 이유와 같다. 갑상선 질환은 거의
대부분 자가면역 질환의 일종이다. 즉 외부의 적을 제압하는 우리 몸의
항체가 내부의 자기 조직을 공격해서 생기는 병이다.
우리 면역 체계에는 항체라는 미사일을 발사하는 포병인 B세포와 균을
직접 공격하는 보병인 T세포가 있는 데, 이들 세포가 어떤 균이나
바이러스를 물리치는 과정에서 그것과 모양이 비슷한 갑상선을 공격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면역체계가 여성이 남성보다 훨씬 강화되어 있다. 여성이
면역이라는 강한 군대를 갖고 있기 때문에 오래 살지만, 갑상선 질환 등
자가면역질환에는 잘 걸린다는 뜻이다. 군대의 힘이 너무 셀 때 쿠데타가
일어날 위험이 높은 것과 같다.
다른 요인은 임신과 출산을 들 수 있다. 여성의 갑상선 질환은 출산 후에
많이 발견되는 데, 이는 임신 중 태아를 위해 면역체계가 완화된 상태를
유지하다가, 출산 후에 자가 면역 성향이 반동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임신 중에는 갑상선질환이 좋아졌다가 출산 후에는 급격히 나빠지며,
분만 후 3~6개월에 최고치에 달한다.
특히 '하시모토 갑상선염'이라는 병은 '출산 후 갑상선염'이라고
부르는 데, 갑상선의 염증이 급격히 일어나면서 갑상선 호르몬의 방출과
소모로 인해 갑상선 기능항진 또는 저하증이 나타난다. 이같은 출산 후
갑상선염은 전체 임신부의 5~9%에서 나타날 정도로 흔하다.
( 안일민·청담내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