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아와 미국 순방길에 오른 중국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이
필리핀 방문을 취소한데 대해, 필리핀이 불쾌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23일 보도했다.

필리핀 일간 마닐라 스탠다드지는 "차기 중국 주석이 될 후진타오
부주석이 당초 필리핀을 방문하기로 했다가 이를 취소했다"면서
"필리핀이 최근 대만의 구형 전투기를 구매하는 것에 중국이 항의하는
뜻으로 외교 소식통들은 파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외교전문가의 말을 인용, "방문일정을 잡았다가 돌연
취소하는 것은 중국이 상대방 국가에 이의를 제기하는 전형적인
방식"이라면서 "중국측은 후진타오 부주석의 필리핀 방문일정을
'시간제약' 때문에 취소한다고 통보했고, 이에 필리핀 외무부측은
극도로 실망한 상태"라고 보도했다.

필리핀 외무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 3월초 중국 외교부 관계자들이
필리핀을 방문했을 때 필리핀 이 대만 F-5E 타이거 타론2 전투기를
구매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즉시 매우 화를 낸 바 있다"고 말했다.

후 부주석은 이달 23~26일 말레이시아 방문에 이어 26~27일 싱가포르,
27일~5월3일 미국을 차례로 방문한다. 후 부주석은 하와이 호놀룰루를
거쳐 29일 뉴욕에 도착, 9·11 테러 현장인 세계무역센터 자리를 둘러본
뒤, 5월1일 워싱턴에서 부시 대통령 및 딕 체니 부통령 등과
대만문제·대(對)테러전·중동사태 등을 논의할 예정이다.

( 홍콩=李光會특파원 santfe@chosun.com )

( 北京=呂始東특파원 sdyeo@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