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객들이 컴퓨터게임 개발에 팔을 걷었다.
대구시 수성구 신매동의 검도수련장인 일검관(일명 선해재) 한켠. 이곳이
게임의 산실이며 게임개발업체인 New Tech Group in kumdo club(NTG)
현장이다. 이곳에는 몇달째 게임개발의 열기가 번져 나가고 있다.
「Battle Position」이라 이름붙여진 이 게임은 개발자의 면면 등이 여러
면에서 주목을 끈다.
우선 이 업체를 이끄는 사람들은 한자루 검으로 우주를 보는
검도인들이다. 이들의 삶의 궤적은 더우기 이채롭다.
지난해 12월 창업된 이 회사의 사장은 검도 4단의 이은미(李銀
·34·여)씨. 검도와 게임개발의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지만 대학때
피아노를 전공한 음악도다. 우연히 들어서게 된 검도의 매력에 빠져 검을
잡았다. 현재 일검관의 사범으로 후진양성에 여념이 없기도 하다.
기획을 맡고 있는 사람은 검도 2단의 최재훈(崔宰熏·33)씨다.
영진전문대 게임제작전공에 출강하고 있는 겸임교수다. 대학때 전공은
생물학. 우리나라에 서식하고 있는 매의 생태를 연구하고 싶지만 먼
훗날의 일로 미뤄두고 여기에 매달려 있다. 「영혼기병 라젠카」 등
7개의 게임 프로젝트에 참여한 베테랑이다.
일검관의 관장이면서 실제로 NTG를 이끌고 있는 사람은
안동석(安東錫·49)씨. 검도 7단의 고수다. 젊어서 사업도 했고
선장으로도 활동한 일이 있는 등 다채로운 경험을 하다 뜻한바 있어
검도관을 열었다.
이같은 면면 때문에 회사이름에 kumdo club을 남겼다.
또 최 교수가 겸임교수로 있는 영진전문대 학생 2명이 프로그래머로
활동하고 있는 점도 이채롭다.
이들은 요즘 한창 새로은 게임을 개발하느라 여념이 없다. 오는 6월을
목표로. 어려운 점이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검객들에게는 난관은 없어
보인다.
지난해 8월 줄거리를 짠뒤 게임에다 구체적인 내용을 만들고 있다.
「멀티플레이 온라인게임」 형식의 이 게임은 최대 8명이 온라인으로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 혼자서 즐길 수도 있다.
이들이 꼽는 게임의 특징은 캐릭터가 깜찍하고 귀엽다는 데 있다. 끔찍한
장면이 없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라도 할 수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게임 명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얼마나 전투위치를 잘 잡는냐도 승패가
중요 열쇠. 또 자기편을 얼마나 중요하게 여기느냐의 협동심도
관건이라고 그들은 말한다.
이들은 앞으로 게임개발이 끝나면 온라인으로도 즐길 수 있고, 팩키지를
개별 컴퓨터에 넣어 혼자서 즐길 수 있도록 할 방침.
그러나 이 게임개발의 궁극적인 목표는 검도게임개발이다. 여기서 얻은
수익을 바탕으로 검도와 관련된 게임을 만드는 것이다. 벌써 5편까지의
게임을 기획해 놓고 있다.
최 교수는 『검을 사용하지 않고도 상대편을 제압할 수 있는
활인검(活人儉)의 검도 원리를 게임에 부여해 검도를 대중화하는 것이
검도게임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조금 있으면 곧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며 『그러나 이익의
추구가 목적이 아니고 검도를 보급하는 방편으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