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초 우리 부부는 20년 만에 제주도 관광여행을 떠났다. 여행사를
통한 여행이었고, 일행은 모두 40명이었다. 제주도는 관광객이 너무 많이
몰려서 호텔·관광지 비행장이 복잡했다. 친절한 안내원 덕에 20년
전과는 많이 달라진 제주도를 잘 구경할 수 있었다.

돌아가는 날 표를 보니 우리 부부만이 일행보다 다소 늦은 저녁 9시15분
제주~김포 대한항공 편이었다. 다른 일행이 모두 탑승한 뒤에도
기다리다가 비행기를 타게 됐다. 그런데 비행기표에 게이트 번호가
없어서 박영순이라는 명찰을 단 여직원에게 문의했다. 그녀는 웃으며 1번
게이트라고 알려줬다. 게이트를 향해 걸어가는데 뒤에서 누군가 불렀다.
게이트를 알려준 그 여직원이었다.

"9시15분 비행기가 결항이니 저를 따라오세요"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자기 책상에서 의자를 내주면서 "조금만 기다리세요"라고 말하며, 앞
비행기인 8시50분 편의 빈 좌석을 컴퓨터로 확인한 뒤 표를 바꿔줬다. 그
여직원의 친절은 어쩌면 항공사 직원으로서 당연한 것일 수도 있다.
그리고 사전에 비행기 결항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던 것이 문제로
지적돼야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우리는 제주도에서 정성어린 여직원의
친절에 좋은 감정을 가졌다. 그녀의 배려에 고마움을 느끼고 있다.

( 유대준 / 69·서울 강동구 둔촌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