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택(林寅澤) 건설교통부 장관은 17일 에어차이나 129편 추락사고와
관련, "사고조사반으로부터 공항관제 과정에서 문제되는 부분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밝혀 이번 사고가 조종사의 실수에
의해 빚어졌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임 장관은 또 VOR(활주로를 기준으로
한 항공기의 방위상 위치를 알려주는 시설) 및 DME(활주로와 항공기 간
거리를 알려주는 시설) 등 선회착륙을 지원하기 위해 설치된 기기들 역시
정상 작동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지방항공청은 "최근 3년 동안의 김해공항 운항기록을 조회한
결과, 사고기의 우신루(吳新錄·31)씨가 기장으로 입국한 기록이
없다"고 밝혀, 우 기장의 김해공항 선회착륙 시도가 처음이었던 것으로
나타난 데 이어, 김해 운항 경험 자체에 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에어차이나측은 "기장과 부기장으로 구성되는 한국의 조종사
운용체계와 달리 중국은 2명의 기장으로 조종사를 운용한다"며 "우
기장은 지난해 11월 23일 기장으로 승진했고, 올해 2월 24일과 4월 1일
김해공항에 기장으로 운항했지만, 다른 기장보다 나이가 어려 이름을
기재하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에어차이나측은 "우 기장은 최소
5차례 이상 김해공항 운항경력이 있다"며 개인비행자료를 한국측에
전달했다.
한·중·미 합동조사반은 수거한 블랙박스를 18일 서울로 옮겨
음성녹음장치(CVR) 분석 등 해독에 착수하기로 했다. 조사반은 전체적
해석에는 적어도 1주일 가량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합동조사반은
18일 김해공항의 사고 당시 관제상황에 대해서도 조사할 예정이다. 관제
조사에서는 관제탑과 기장 간의 정확한 대화 내용 및 사고기의
항적도(航跡圖) 분석 등이 이뤄진다.
사고 사흘째인 17일, 구조대는 소방대원 250여명, 경찰 150여명을 투입해
사망자 시신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을 계속했다. 구조대는 일부 시신이
사고기 날개 아래에 깔렸을 수 있다고 보고 군 헬기를 동원하려 했으나
김해공항 이착륙 항공기의 심한 바람에 의한 전복 위험성 때문에
포기했다.
사고수습대책위는 희생자 신원 확인을 위해 시신 사진 250여장을
공개했지만 실질적 신원 확인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이에 따라
유전자(DNA) 감식을 위해 부모·형제의 혈액을 채취하기로 했다.
한편, 피해자가족 대책위원회는 김해시청 안에 분향소를 설치하고, 정식
분향소가 만들어지기 전까지 임시분향소를 설치해달라며 장례 절차에
대한 국가적 지원 유족 유품 공개 시신의 특징 자료 제출 등을
요구했다.
대구 경북대병원에서는 이날 신원이 확인돼 고향으로 옮겨진
안선육(여·44)씨의 장례식이 이번 사고 희생자 가운데 처음으로
치러졌다. 17일 현재 신원이 확인된 사망자는 안씨 외에 하재홍(71),
박영부(63), 이정숙(여·46), 하승남(여·46), 조정자(여·62)씨 등이다.
( 金海=특별취재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