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2할8푼2리(40타수 11안타 1홈런). 아무리 후하게 봐줘도 어림없다. B학점 정도의 성적표다.
기아 이종범(32)의 타격감은 요즘 바닥을 치고 있다.
개막 초부터 어깨 근육이 뭉치면서 침을 맞았고, 컨디션이 엉망이었다. 덩달아 믿었던 외야 수비마저 심심찮게 가슴 조이게 만든다.
팬들의 눈높이는 한없이 높아져 있고, 최근 이종범의 모습은 주위 사람들을 갸웃뚱하게 한다.
하지만 이종범의 진가는 꼭 필요할때 어김없이 드러난다.
화려한 모습과 거리가 멀지만 소금같은 역할이 바로 그의 몫이다.
16일 대전 한화전 6회초. 기아는 한화 선발 지연규에게 답답하게 끌려가고 있었다.
0-1로 뒤진 기아는 공격의 출구를 찾아야할 시점이 왔다. 선두타자 3번 이종범에게 그 역할이 떨어졌다.
이종범은 특유의 밀어치기로 가볍게 우전안타를 만들었고, 상대 배터리에게 숨돌릴 틈도 주지 않고 곧장 스타트를 끊어 여유있게 2루에 발을 얹었다. 시즌 3호 도루 성공.
이종범이 막힌 곳을 뚫자 기아 타선은 곧장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결국 이종범은 상대 실책을 틈타 홈으르 파고 들었다.
이종범은 이날 5타수 1안타의 평범한 기록을 남겼지만 스타로서의 자존심만큼은 확실히 유지했다.
바람은 언제쯤 강하게 불까. 지금은 낮은 곳에서 소리없이 불고 있다. < 스포츠조선 민창기 기자 huelv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