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 코스이자 미국 골프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남부 조지아주의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은 코스 자체의 아름다움으로도 유명하다.
페어웨이는 티끌 한 점 없이 짙은 녹색이라, 하얀 골프볼과 선명하게
대비가 된다. 잘 깎인 그린은 저절로 탄성을 자아낸다.
마스터스는 전통적으로 잔디 상태가 최고조에 이르는 4월의 꽉 찬 첫
주에 열리며, 그 때 클럽하우스에 이르는 길의 목련과 아멘코너의
진달래가 활짝 핀다. 올해는 이 꽃들의 개화가 일러 마스터스에 맞추기
어렵게 되자, 꽃을 늦게 피우라고 뿌리 주변에 얼음을 넣었다고 한다.
벙커샷한 뒤 그린에 튀어 올라온 모래를 낚싯대 같은 것으로 매번
쓸어내고, TV화면에 잘 비치라고 연못에 물감을 푸는가하면, 디보트에는
녹색비료를 섞은 모래를 채워 겉으로 드러나지 않게 코스의 '품위'를
유지하는 오거스타내셔널이다.
그런데 올해는 유난히 비가 많이 내려 코스관리자들이 애를 먹었다.
연습라운드 때부터 간간이 내리던 비는 2라운드가 진행되던 중 폭우로
변했고 푹 젖은 코스는 선수들을 꽤 괴롭혔다. 타이거 우즈는 진흙이
묻은 반대방향으로 볼이 날아가는 것을 계산하기까지 했지만, 다른
선수들은 의외의 샷에 당황하기도 했다. 그래도 캐주얼워터(빗물이 고인
곳)를 제외하고는 '있는 그대로 플레이하는' 마스터스의 룰에 따라
선수들은 크게 불평하지 않았다.
문제는 수만명이 이동하는 홀 중간의 갤러리 통로였다. 잠깐 사이에 이
통로들은 진흙탕으로 변했다. 골프장측은 일부 통로의 사용을 금지시키고
임시방편으로 솔잎을 깔았지만 크게 도움이 되지는 않았다.
오거스타내셔널은 코스의 겉모습이 흉해지는 것을 감수하고 주출입구에서
코스에 이르는 거의 모든 통로에 모래를 듬뿍 깔았다. 발을 뗄 때마다
흙탕물이 바짓가랑이에 튀었지만 누구 하나 불평하는 사람은 없었다.
비가 예보됐어도 골프장 입구는 좋은 자리를 잡으려는 갤러리들로
새벽부터 만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