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이 지난 4일 임동원(林東源) 대북
특사일행과의 만찬에서 "SBS의 '여인천하'를 80여회까지 보았는데, 잘
만든 것같다"면서 "관계자들에게 '우리는 왜 이렇게 못만드느냐'며
(참고하라고) 비디오로 만들어 돌렸다"고 말했다고 우리측 참석자들이
12일 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배석했던 김용순(金容淳) 노동당 비서에게
어디까지 봤느냐고 묻자 김용순 비서가 "20몇회까지 보았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KBS의 '명성황후'와 '용의 눈물' 등도 보았다고 했다.
김 위원장은 또 "비디오로 남한 영화를 보았는데, '쉬리'는 별로였고,
'JSA'는 교훈적이었다"고 평가했으며, 가요에 대해선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 나훈아의 '갈무리'를 좋은 노래로 꼽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 위원장은 "TV를 보니 (남한) 스포츠가 많이 발전한 것같다"면서
88올림픽이 기폭제가 된 것 아니냐고 말한 뒤, 남한 스포츠의 비약적인
발전에 대해 북한용어를 사용, "그게 다 '속도전' 아니냐"며 농담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김 위원장은 10일 백화원초대소에서 가진 가수 김연자씨 일행과의
만찬에서 김씨로부터 "혈액형이 어떻게 되느냐"는 질문을 받고,
"기밀사항"이라는 주위의 제지를 물리치고 "A형이다. 그런 질문은
처음 들어본다"고 답했다고 12일자 일본 아사히 신문이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