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를 논의하는 제1회 '보아오(博鰲) 아시아 포럼'이 12일
중국 하이난 섬(海南島)에서 개막됐다. 중국이 스위스 다보스 포럼에
필적하는 회의로 만들기 위해 노력을 기울인 이 대회에는 주룽지(朱鎔基)
총리, 한국의 이한동(李漢東) 총리 외에도 행정부 수반 급으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 탁신 태국 총리 등이 참석했다.
고이즈미 총리는 거듭된 중국측 요구에도 불구하고 참석을 보류해오다가
지난 4일 도쿄(東京)를 방문한 리펑(李鵬)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과의 회담 후 참석키로 했다고 발표했다. 일본 언론들은 12일
갑작스런 참석 배경에 "중국과 일본의 거래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일본 총리 참석 없는 아시아 경제 논의는 말이 안 되니 꼭 참석해
달라'는 중국측 요청과 '작년 12월 일본 수역을 침범했다가 동중국해
중국측 수역에 침몰한 괴선박 인양을 묵인해달라'는 일본측 요구가
맞거래됐다는 내용이다.
중국은 북한 것으로 추정되는 괴선박 인양에 '당연히'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리펑 위원장은 방일 중 "(인양 문제를) 낙관적으로 생각한다.
상호 만족스런 결과를 찾아보자"고 변화된 입장을 전달했다. 그 직후
'고이즈미 참석' 발표가 나왔다.
일본 정부 관계자들도 "인양에 반대하지 않는다는 중국측의 판단을
전달한 것", "참석 결정에는 그런 이유도 있다"고 '거래설'을
부인하지 않고 있다.
중국이 괴선박 인양에 자세를 바꿈으로써 곤란해진 쪽은 중국의
'의리'를 믿고 있던 북한이다. 좀 거칠게 말한다면 중국은 북한이
그렇게 중시하는 '자존심'을 일본 총리의 포럼 참석보다 못하게
여긴다는 얘기도 된다. 북한이 바뀐 세상에 하루빨리 적응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가 생긴 셈이라고나 할까.
( 權大烈·東京특파원 dykwon@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