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중국문학사(상 ·하)
지세화 지음 / 일빛 / 각권 1만3000원
중국에 한류(韓流)가 화제였다. 그런데 홍콩 신문 등에는 한국의
한조(漢潮)를 대서특필하고 있다. 화교학교를 기웃거리는 교육열에,
전투성까지 가미된 한국 학부형의 모습, 조기 한자교육의 때아닌 열기,
가방을 맨 채 엄마 손을 놓고 중국행 비행기 탑승구로 향하는 코흘리개.
자존심 강한 중국이 한류를 개방의 성과인 양 접수하는 마당에 우리는
이웃 배우기가 어딘가 부정적으로 비치는 것이 안타깝다. 옆에 있는 큰
거인의 발가락만 보고 중국이 어떻더라 떠들며, 진정 그 피와 내력을
알고자 하는 과제는 접어둔다. 학술계의 중국관련 서적은 우선 그 제목만
보아도 겁부터 날 뿐, 막상 접근하기가 어렵다.
지금 이 시대에 맞는, 누구나 읽을 수 있는 흥미롭고 알뜰한 일반
인문서는 없을까? 「이야기 중국문학사」를 추천할 만하다.
풍명지(馮明之)의 「중국문학사화(中國文學史話)」를 바탕으로 편자가
새롭게 꾸민, 이름 그대로 이야기 식이다.
우선 눈을 시원하게 하는 것은 4백여 장의 곱고 예쁜 자료 화면이다.
지금 이해의 시대는 갔다. 그를 넘어 '느낌의 감도 상승'이 이 시대의
주제이다. 그 중에 시각을 통한 오만 가지 상상력이야말로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한다. 따라서 이 책에 실린 그림, 글씨, 관련인물,
예술작품 등은 우리의 시계 가득 중국의 과거 문학 이야기 속으로 독자를
흡수해 그 속에서 하나의 배역을 맡은 기분에 흠뻑 젖어들게 한다.
게다가 문학사라는 거창한 내용을 시대별 큰 흐름에 맞추어 대표 작가의
일화와 인간적인 고뇌를 풀어내면서 줄기를 놓치지 않은 구성이
돋보인다. 대체로 고대 사회부터 주, 진, 한, 삼국, 진, 남북조, 수,
당을 거쳐 송, 원, 명, 청과 근대의 문학까지 범위로 하고 있으며,
부록으로 중국 역사의 대강을 실어 한 눈에 대조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읽는 이에게 도움을 준다.
중국은 언제나 빙산의 윗 부분만 보여준다. 이는 심안(心眼)으로만
보이는 그들 문화와 의식의 특성상 자신들도 어쩌지 못하는
안타까움이다. 따라서 제 3자가 중국을 이해했다는 완료형이나, 이해하고
말겠다는 의지미래형은 있을 수 없다. 그저 느끼고 접촉하면서 우리와
서로 다른 독특한 각자의 장기를 교류하면 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중국인의 다양한 문학과 예술, 삶의 인자가 지금 그들의 핏속에 어떻게
흐르는가를 알아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며, 빙산의 잠긴 부분을 엿볼 수
있는 유용한 창구가 될 것이다. 아울러 제시된 자료는 힘은 반만 들여도
성과는 배로 나타나는 '역반공배(力半功倍)'의 성취감도 맛볼 수 있게
한다.
( 임동석·건국대 중문과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