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에 나선
이부영(李富榮)·이상희(李祥羲)·이회창(李會昌)·최병렬(崔秉烈) 후보
간에 이루어진 11일 밤 10시부터 2시간 동안의 KBS 1 TV 첫 토론은 시종
차분한 가운데 진행됐다. 네 후보는 보수·진보의 이념문제,
노풍(盧風)의 원인과 처방 등 예민한 정치적 문제에 대해서는 적지 않은
견해차를 보이며 각을 세운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일반
정책토론에서는 모두 과격한 상대 공격을 자제한 데다. 큰 이견이
없어서인지, 분위기가 가라앉아 열띤 토론의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았다.


이 때문에 진행자가 거듭 '격론'을 주문하는 모습을 보이기까지 해,
민주당의 노무현(盧武鉉)·이인제(李仁濟) 두 후보가 벌이는 격렬한 토론
분위기와는 대조를 이루었다.


이날 토론회에서 최병렬, 이상희 후보는 이회창 후보에 대해
'후보'라는 표현대신, '총재' 라는 호칭을 곳곳에서 사용해,
사회자의 지적을 받기도 했다.


토론을 마치며 이상희 후보는 "21세기 지도자는 과학경제를 아는 사람이
돼야 한다"는 점을, 이회창 후보는 "본선에서 충분히 지지받을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병렬 후보는 "나는 노풍의 천적(天敵)이므로
제가 나가야 노풍을 제압할 수 있다"고 역설했고, 이부영 후보는
"국기문란 부정부패 김대중 정권을 평화와 개혁을 열망하는 유권자와
함께 정권교체에 나서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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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회자 질문


▲사회자=이회창 후보는 최근 김영삼 전 대통령, 김종필 자민련 총재에게
구애하는 모습이 안쓰럽다. 3김 청산 방향 유지하고 있나.

▲ 이회창=3김 청산은 사람 개인이 아니라 그때 잉태된 구태정치와 구습을
벗자는 것이다. 그분들과 정치 선배로 대화하는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

▲ 사회자=최병렬 후보가 추구하는 보수대연합은 수구연합이란 지적도
있는데.

▲최병렬=수구와 보수는 분명히 다르다. 보수는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지키면서 건강하고 깨끗한 나라로 개혁하고자 하는 사람들이다.

▲ 사회자=이부영 후보는 이회창 총재 지지와 반대를 왔다갔다한다는 지적도
있다.

▲ 이부영=서 있는 자리에서 속한 조직에 얼마나 기여했느냐가 중요하다.

◆ 노풍(盧風)논쟁


▲이회창=저와 우리 당이 정치 변화를 주도하지 못한 데 이유가 있다.
그러나 (대통령을) 선택하는 상황이 되면 국민들이 순간적인 바람이
아니라 나라를 누구에게 맡겨야 할 것인가를 신중하고 성실하게 판단할
것으로 생각한다.

▲ 최병렬=노풍은 국민의 정치변화에 대한 열망을 바탕으로 진보세력의
결집과 슬픈 현실이지만 영남을 바탕으로 한 지역연고주의의 발동에
근원이 있다. 따라서 영남에 연고를 갖고 있고 보수인 제가 나설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 이부영=영남후보론이나 보수연합론 등으로는 정권교체를 할 수 없다.
우리는 한나라당의 지지자에다 수도권을 비롯한 젊은 유권자를 묶어야
승리할 수 있으며, 제가 정권교체를 이룰 유일한 대안이다.

◆ 좌파논쟁


▲이부영=의약분업을 '좌파적'이라고 했는데, 그렇다면 의약분업을
실시하고 있는 미국·영국도 좌파란 말인가.

▲ 이회창=좌파적이란 많은 의미 내포하고 있다. 의약분업과 관련해서는
자유보다는 하향평준화로 간 특징을 잡아 말한 것이다. 개혁이란
이름으로 빨리 실시해서 국민들에게 성과를 보인다는 데 조급한 나머지
국민에게 고통을 주는 질적저하를 가져왔다. 사상적 의미가 아니다.
아니다. 그리고 나는 '좌파적 정권'이라고 했다. 영국의 석학 기든스도
이 정권을 좌파로 규정했다.

◆ 자유토론


▲이상희=젊은이들이 대학이나 기업에서 일하며 온라인으로 군복무를 하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 최병렬=이부영 후보는 보수에 대해 부정적인 생각인가? 보수와 수구는
다르다.

▲ 이부영=우리 사회에선 수구가 보수의 탈을 쓰고 압박하니 문제이다.

▲ 최병렬=나를 수구로 보나.

▲ 이부영=전두환 시대의 정치가 건전한 보수였나. 나는 삼청교육대에서
국보위 몽둥이에 맞았다.

▲ 최병렬=전두환 사대에 물가를 잡은 것은 보수적 정치이지만,
삼청교육대는 잘못된 일이었다. 다른 일을 싸잡아 얘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 보수는 보수대로 진보는 진보대로 철학이 있다. 이회창 후보는
노풍을 어떻게 꺾을 수 있다고 보나.

▲ 이회창=여기 네 사람 모두가 노풍을 꺾을 수 있다. 문제는 단합이다.

▲ 이부영=이회창 후보는 3김 청산을 말했는데 김영삼 전 대통령을 찾아가고
김종필 총재를 안으려 하는데 유감이다.

▲ 이회창=3김씨 개인과의 관계와 부패정치 청산은 같은 것이 아니다.

▲ 이부영=원칙과 법을 강조하면서 어긋나는 것 아니냐.

▲ 이회창=밀실·야합·금권 정치 청산에는 이견이 없다.

▲ 이부영=최 후보는 김종필 총재를 만나는 등 보수대연합을 하면 한나라당
지지가 높아질 것으로 보느냐.

▲ 최병렬=나는 정치인들 간의 연대가 아니라 보수성향의 국민들을 하나로
묶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 이부영=이 후보와 최 후보는 한나라당 경선에 나오면서 왜 밖의 분들을
찾아 다니나.

▲ 최병렬=전직 대통령과 정계원로에게 인사하는 것은 예의에 해당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