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전 츄잉 검(gum)의 재고·판매 관리 차원에서 미국 오하이오주의 한
수퍼마켓에서 시작한 바코드(barcode)가 이제 미국의 대기업, 경영
컨설팅 회, 병원내 직원·환자에게까지 도입돼, '인간 바코드' 시대를
열고 있다고 월 스트리트 저널이 11일 보도했다.

예컨대, 미국 버지니아주 레스턴에 소재한 컨설팅 회사인
액센츄어(Accenture)사 본사에서는 모든 직원들의 신분증에는 물론
칸막이 사무실을 포함한 모든 업무 공간에 바코드가 찍혀 있다. 이
회사는 컨설팅 업체의 성격상 수시로 직원들이 고객 기업에 출장을
나가기 때문에 비는 공간이 많자, 아예 2400명의 직원들이 모두 960개에
불과한 작업공간(200여개의 독립 사무실과 735개의 칸막이 책상)을 빈곳
아무 데나 번갈아가며 공동 사용토록 했다. 결국 이 바코드 시스템은
자신에게 영구히 할당된 공간 없이 직원들이 어느 자리든 비면 사용할 수
있는 '호텔식 사무실' 운영을 위해서 도입된 것.

저널은 액센츄어사에선 직원이 특정 바코드가 매겨진 사무공간에
'입주'하기 전날 저녁, 그 직원의 서류와 물품들이 바코드에 따라
보관됐다가 원하는 공간으로 보내지며, 우편물도 직원이 입력하는
바코드에 따라 수시로 바뀌는 사무실로 배달된다고 밝혔다.
액센츄어사에선 이런 인간·사무실 바코드의 도입으로 연간 800만 달러의
임대료가 절약된다는 것.

올 가을에는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동병원에서 어린이 환자들에게
모두 바코드가 입력된 환자증을 발급해, 수시로 치료·약물 투여 상황을
체크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이동식 바코드 인식기를 제작하는 '심볼
테크놀로지스'의 한 관계자는 "완두콩 통조림도 바코드가 있는데,
사람인들 왜 안되느냐"고 되물었다.

미국 기업들의 직원·사무실·집기 등에 대한 바코드 제도 도입 열기로
인해, 불과 4년전에 세워진 'SC 로직'사는 400만 달러어치의 바코드
우편물 배급 시스템을 판매했다고 WSJ는 밝혔다. 이 신문은 그러나
"통조림이 아닌 직원들은 바코드로 운영되는 체계에 대해 종종 불쾌해
한다"고 보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