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이기준(李基俊) 총장이 계속되는 악재로 위기에 몰리고 있다.
지난 달 중순 사외이사 겸직 및 과다한 판공비 사용문제로 논란의 대상이
되었던 이 총장은 10일 LG CI로부터 지난 4년간 기술자문 대가로
1억4400만원을 받고도 학교에 신고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대의 경우 교수가 학교 시설물 또는 인적자원을 이용해 기업
연구용역에 응한 경우 신고는 물론, 수입의 10~15%를 간접 연구경비로
학교에 제출하게 돼 있다. 이에 대해 서울대 이병기(李秉基) 연구처장은
"이 총장의 경우 학교 시설물을 이용하지 않고 단순 자문에만
응했으므로 신고 대상에 해당하지 않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서울대는 지난 달 교수들에게 일반 기업의 용역을 수주하는 경우
자진 신고를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한 바 있어 일부 교수들과 학생들은
총장의 도덕성을 문제 삼으며 거취 문제까지 거론하고 있다. 사회대 한
교수(53)는 "지성(知性)의 상징이라고 할 서울대 총장이 자신에게만
관대한 것은 문제"라며 "임기와 상관없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총장 주변 관계자들은 이총장이 교수평가제와 학사관리 엄정화
등을 서울대에 도입하자, 신분 불안을 느낀 일부 교수와 총학생회 중심의
학생들이 '총장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대의 한 교수(44)는 "이 총장은 공대 학장으로 있던 90년대 초 열악한
공대 시설을 폭로한 '백서'를 스스로 발간, 청와대로부터 지원금을
얻어낼 정도로 소신있는 학자였다"며 "다만 학풍이 다른 인문·사회대
교수들에게 지나치게 경쟁만 강요, 변화의 방향에 동의를 얻지 못한 것이
현재의 위기를 불러온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