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광주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전광판에서는 천연색 동영상이 쏟아져 나오고, 관중석 의자는 세월의 때를 벗고 새 옷을 갈아입었다.

눈에 띄지 않지만 1루 홈팀 덕아웃 한켠에도 작은 변화가 있었다. 기아 김성한 감독의 의자가 새 것으로 바뀐 것.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덕아웃에는 큼지막한 의자가 버티고 있었다. 감독의 풍채에 맞게 묵직한 의자로 은근히 권위를 뽐내고 있었다.

하지만 시범경기를 앞두고 김성한 감독은 교체를 지시했다. 새로 바뀐 의자는 등받이 쿠션도 없고, 꼭 고속버스터미널 의자처럼 평범하다.

김감독이 의자를 바꾼 이유는 딱 한가지다. 지난 시즌 김감독은 우연히 TV 카메라에 비친 덕아웃 풍경을 보고 기겁을 했다.

푹신푹신한 감독용 의자에 파묻혀 있는 모습이 꼭 '졸부 사장'이 거드름 피우는 것처럼 보였다.

주변의 성화도 대단했다. "그래서 이미지 관리가 되겠냐"부터 시작해 "건방져 보인다"는 전화까지 부정적인 의견이 대다수였다.

'열혈남아' 김감독은 지난 시즌 선수들의 건성건성 플레이가 나오면 이따금 의자를 집어들어 분위기를 다잡았다.

"집어 던지기 편하겠네요"라는 농담에 김감독은 말없이 웃기만 했다.

< 광주=스포츠조선 민창기 기자 huelva@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