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타닉'과 '아폴로13' '제5원소' '엑스맨' 같은 대형 흥행
영화부터 '그린치' '파이트 클럽' 같은 다양한 영화의 특수 효과를
만들어 온 미국 디지털 도메인(Digital Domain)사 최고경영자 스콧
로스씨가 8일 서울에 왔다. 그동안 특수효과 제작만 해오던 데서 벗어나
독자적으로 영화를 만들기로 하면서 '섀도 플레이' 등 신작 4편의
콘소시엄에 참여할 한국 파트너들과 9일 모임도 갖는다.
93년 '터미네이터' '타이타닉'의 제임스 캐머런 감독과 함께 디지털
도메인을 창립한 그는 25년 째 할리우드에서 일하고 있다. 디지털
도메인에 앞서 특수효과 전문회사 ILM (industrial Light and Magic)
사장을 지낸, 시각 효과 역사의 산 증인이다.
-디지틀 기술의 발전에 힘입은 시각 효과(Visual Effect)가 영화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가.
"더 싼 값에 더 질 좋은 영화를 만드는 데 결정적 열쇠를 쥐고 있다.
'타이타닉'부터 '쥬라기 공원' '터미네이터2'에 이르기까지,
영화사상 가장 흥행이 잘된 20편 중 17편이 시각 효과 작품이다. 하지만
할리우드는 지금 50년간 변치않는 방식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다. 대 스타
출연료는 너무 높고 제작자들은 무책임하게 돈을 쓴다."
-시각 효과 중심의 영화는 지나치게 흥행 중심이라는 비판도 있다.
"영화는 어떤 공식 매체보다 더 세계적인 언어로 발전하고 있다. 시각
효과는 그 핵심이다. 주인공이 양팔을 벌리고 선 '타이타닉' 이미지는
미국과 아시아, 유럽, 그리고 중동에서도 같은 의미로 소통된다. '레드
코너' (Red Cornerㆍ97년)를 만들 땐 주인공 리처드 기어가 달라이
라마와의 친분 때문에 중국서 영화를 찍을 수 없었다. 그러나 관객들은
영화 속에서 천안문 광장에 선 그를 본다. 배경에 나오는 중국은 모두
우리가 만든 것이다. 이처럼 시각 효과는 실제 촬영으로 할 수 없는 것을
가능하게 한다."
-그렇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배우도 필요없는 영화가 일반화될까.
"그건 아니다! 5년, 10년 안이 아니라 100년이라도. '영화 산업'이란
말을 생각해보자. '영화'만 생각하면 시각 효과만으로 이뤄진 영화가
물론 가능하다. 그러나 '산업'을 생각하면 그럴 이유가 없다. 특수
효과로 사람을 움직이게 하려면 돈이 너무 많이 든다. 톰 크루즈가
차라리 싸게 먹힐 것이다. '파이널 판타지'는 그런 점에서 좋은 교훈이
됐다."
-한국은 50년 넘게 할리우드 영화의 소비자였다. 할리우드 영화 제작에
한국 자본을 끌어들인다는 것은 한국 영화계의 위상이 바뀌고 있다는
것인지.
"컨텐츠가 뛰어난 게 느껴진다. '갱스터스 와이프'(조폭마누라)를
할리우드에서 다시 만든다는 게 좋은 예 아닌가. 하지만 할리우드와
인적, 사업적 교류가 있다면 '프렌즈'(친구)나 '쉬리' 같은 영화를
처음부터 세계 시장을 겨냥해 만들 수 있었을 것이란 아쉬움은 든다."
-시각 효과를 비롯해서, 영화 제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첫째, 우수한 인력이다. 둘째, 우수한 인력이다. 세째? 역시 우수한
인력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