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셔틀콕의 희망을 스매싱한 것이다".

한국 배드민턴의 역사를 새로 쓴 이현일(22ㆍ한국체대)은 이 한마디로 각오를 새로 다졌다.

지난 7일 폐막한 2002 일본오픈배드민턴선수권대회(총상금 18만달러)에서 남자단식 금메달을 거머쥔 이현일.

남자단식이 상금규모 등에 따라 1∼7스타급 대회로 나누는 국제대회 중 상금 17만5000달러 이상의 5스타 메이저대회에서 금메달을 딴 것은 사상 이현일이 처음.

그동안 애틀랜타올림픽 여자단식에서 방수현이 우승한 것 외에 남녀복식과 혼합복식에서 강국의 면모를 과시한 적은 있지만 남자단식은 빛을 보지 못했다.

지난 96년 코리아오픈에서 김학균(현 국가대표 코치)이 우승했지만 당시는 총상금 12만5000달러로 4스타 대회였고 지난해 이현일이 우승했던 미국오픈은 상금 3만달러인 1스타 대회였다.

이현일은 지난 2000년 세계선수권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주목받기 시작한 '준비된 제왕'이었다.

무명에 가깝던 그가 예선전에서 세계랭킹 17위와 3위를 잇달아 제압하며 배드민턴계를 흥분시켰고, 이어 열린 태국오픈에선 시드니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지 싱펭(중국)을 격파해 희망으로 떠올랐다.

지난해 눈높이 배드민턴최강전까지 2연패하며 승승장구하던 그에게 시련이 닥친 것은 불과 1개월전.

올시즌 첫 국제대회인 전영오픈에서 주위의 기대를 저버리고 예선에서 탈락했고, 눈높이코리아오픈 8강에선 세계 3위 린 단(중국)에게 지는 바람에 분루를 삼키며 국내 라이벌인 손승모와 린 단의 결승전을 구경해야 했다.

그러나 '전화위복'으로 삼았다. 선의의 경쟁자 손승모의 활약을 보며 되레 '나도 할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어 일본오픈서 보란듯이 해냈다.

이현일은 "나에게 붙여진 희망이란 단어를 부산아시안게임을 거쳐 2004년 아테네올림픽까지 이어가고 싶다"고 다짐한다.

<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cms@ >